정부가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에 대해 실시한 올해 첫 사전청약에 30대 신청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신청 비율은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 등 모든 공급유형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보통 청약 시장의 주 수요층이 30·40대이지만, 30대의 사전청약 지원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상대적으로 가점제의 혜택을 보기 어렵자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된 사전청약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패닉 바잉’ 주체였던 30대가 대거 사전청약 신청에 나선 것은 그만큼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영향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인천 계양지구와 남양주 진접2지구, 성남 복정1지구 등 4333가구에 대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신청을 받은 올해 첫 사전청약에 총 9만3798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 두 유형 모두에서 30대 신청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공분양에서는 전체 신청자 중 30대가 46.1%로 가장 많았고, 40대(22.9%), 50대(13.4%) 순이었다. 혼인신고 7년 이내까지 지원이 가능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30대 신청자 비중이 70.9%나 됐다. 이어 20대가 19.4%였다.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의 30대 신청자 수를 합치면 5만명 가까이 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점제 청약에서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30대가 사전청약에 대거 지원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전청약에서는 공공분양 물량 2388가구 중 가점제가 적용되는 일반분양이 378가구(15.8%)에 그쳤다. 나머지 2010가구(84.2%)는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물량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수도권 집값이 사전청약 30대 쏠림을 유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7억4109만원으로 5억7597만원이었던 1년 전보다 무려 1억6500만원가량 올랐다.
사전청약의 전체 경쟁률은 공공분양이 28.1대 1, 신혼희망타운이 13.7대 1로 흥행 면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30평대 중대형 평형과 서울 인접 지역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인천 계양지구 A2 구역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3평) 아파트는 28가구 모집에 1만670명이 지원해 38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양주 진접2지구 B1 구역 전용면적 84㎡ 아파트도 45가구 모집에 5053명이 지원, 11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사전청약에서는 소형 평형이 주류다 보니 중형 이상 주택 매수수요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청약 당첨 여부는 다음 달 1일 사전청약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정부는 10월에도 남양주 왕숙 등 총 1만200가구의 사전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