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ST 상식] 혹처럼 붉게 튀어나온 눈꺼풀 ‘체리아이’

입력 2021-08-14 04:07
동물들의 제3눈꺼풀(제삼검안). 안구에 수분을 공급하고 외부 충격을 막는 역할을 한다. 오른쪽 사진은 제3눈꺼풀이 튀어나온 ‘체리아이’ 모습. 미국 Pet Medical Center

사람은 눈꺼풀이 위아래 2개밖에 없지만 동물들은 하나 더 갖고 있습니다. 이를 제3눈꺼풀(제삼검안)이라고 합니다. 제3눈꺼풀을 가진 동물은 제법 많은데요, 개 고양이 등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에게도 있지요.

제3눈꺼풀은 종종 눈 밖으로 튀어나와 반려동물을 괴롭게 합니다. 혹처럼 붉게 튀어나온 눈꺼풀을 ‘체리아이’(cherry-eye)라고 부릅니다. 미국 수의사들의 연구공유 사이트인 VCA에 소개된 체리아이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두 눈을 촉촉하게, 제3눈꺼풀의 역할

제3눈꺼풀은 위아래 눈꺼풀이 만나는 지점에 달린 분홍색 부분입니다. 동물이 전력 질주나 사냥, 싸움 등을 할 때 부상 위험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합니다. 눈물을 만드는 분비샘도 있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기능도 담당하지요. 평상시 제3눈꺼풀은 안구를 감싸고 있습니다. 체리아이 증상이 있으면 제3눈꺼풀이 부풀거나 피부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삐져나온 눈꺼풀에서 피가 난다거나 통증이 느껴지진 않아요. 그러나 제3눈꺼풀의 기능 저하로 인해 안구 건조증이 생깁니다. VCA 보고서는 “동물이 건조해진 안구를 긁고 땅에 문지르면 눈이 손상된다”며 “체리아이로 인해 안구건조증과 결막염, 심지어 안구궤양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러분이 기르는 개, 고양이가 ‘붉은 혹이 눈가에 튀어나옴’ ‘눈을 자주 긁고 문지름’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하세요.

특히 취약한 종들… 빠른 수술 권장

제3눈꺼풀은 일반적으로 코에 가까운 안구의 표면을 감싸고 있습니다. 특정 품종에선 제3눈꺼풀의 탄력이 약해 쉽게 피부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안압이 높은 시츄 불독 등 단두종, 코커스패니얼, 비글, 보스턴테리어 등이 체리아이에 취약합니다. 고양이 중에선 페르시안 종이 그렇습니다.

체리아리를 발견하면 가급적 빠른 수술을 권장합니다. 제3눈꺼풀은 눈물의 최대 50%를 생성하는데, 체리아이를 방치하면 안구건조증은 물론 시력저하에 시달릴 겁니다. 한쪽 눈에 체리아이가 발생하면 반대쪽 눈에도 돋아날 확률이 높으므로 대비해야 합니다.

체리아이는 대부분 간단한 수술로 교정됩니다. 제3눈꺼풀을 안구에 잘 부착하거나 눈 주변에 제3눈꺼풀이 머물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널리 쓰이죠. 수술 성공률도 95%대로 매우 높습니다. 손상이 심각하면 드물게 제거술도 합니다. 평생 안구건조증을 각오해야 하므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