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끝없는 도전으로 지친 몸과 마음… 복음 전하는 기쁨·평강으로 회복

입력 2021-08-16 03:03

교육열이 높은 부모님 덕에 1980년대 초 사립초등학교에 미술, 바이올린, 웅변, 피아노, 속독, 주산, 태권도, 타자에 과외까지 받았다. 성인이 돼서도 끊임없이 무언가 하는 것이 삶의 기쁨이었다. 1년에 100권을 목표로 책을 읽었고 회사에서는 특허에 도전해 1년에 총 30건의 아이디어로 8개의 특허를 받아 사내 발명왕이 됐다. 손에는 책, 머리는 아이디어를 생각하며 퇴근 후엔 세미나, 스터디 모임 등 끝없이 새로운 것을 찾았지만 만족함은 없었다.

미션스쿨 중학교에 다닐 때 친구를 따라 처음 교회에 갔다. 전도를 많이 하면 상을 준다기에 예수님도 모르면서 친구들을 유혹해 열댓 명을 데리고 가 전도왕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열심을 내 군에서는 야간근무를 하면서도 특별 새벽기도에 빠지지 않아 상을 받았다. 교회에서 15년 근속패를 받으며 청년 집사가 돼 홍콩과 베트남에 단기 선교까지 다녀왔지만 내 신앙의 갈급함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영어공부를 위해 필리핀에 잠시 나갔다. 이국땅에서도 교회학교 봉사, 각종 모임과 예배에 열정적으로 참가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 심방을 가는 등 현지 교인들에게 믿음을 인정받았다. ‘이제 또 뭘 해야 하지. 신학이라도 해야 하나.’ 끝없이 열심을 냈지만 그럴수록 만족함은 없고 점점 지쳐갔다.

그러던 중 아이 셋을 키우던 아내가 춘천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처형을 만난 후 복음을 이야기하며 유모차를 끌고 노방전도를 하기 시작했다. 선교학과까지 나온 아내가 처음 전도하는 모습에 놀라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교회에 따라가 유·초등부실에서 구경꾼으로 지냈다. ‘내 신앙이 왜 이렇지’ 하는 위기감에 새로운 결심을 하고 4년 만에 교회 본당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만난 교회 형님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수많은 기적을 보고 체험한 제자들도 너처럼 자기 믿음을 확신했을 거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모두 도망갔다. 그랬던 그들이 얼마 후 담대히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며 순교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변화의 원인을 성경에서 찾아보라고 했다.

‘그래. 제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결단하고 성경을 보다가 누가복음 24장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이 갑자기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는 장면에 시선이 멈췄다. ‘왜? 무엇이 그들의 발걸음을 돌렸지?’ 할 때 ‘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구나’는 탄성이 나왔다. 이사야 9장의 예언대로 전능하신 하나님이 진짜 사람으로 오신 것이다. 부활로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되니 요한복음 16장 9절의 성령님께서 책망하시는 죄가 선명히 비춰지며 내 입에서 회개가 터져 나왔다. 용서해 달라는 말을 가슴에서 토해내며 온 맘으로 예수님은 나의 주님이심을 고백했다.

내 노력으로 성취하고 인정받는 것이 가장 멋진 삶이라 생각했는데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평강은 세상의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자연히 예수님을 전하는 삶이 우선이 돼 매주 공동체와 함께 노방전도를 나갔다. 그리고 학창시절에 신앙을 버리고 세상으로 떠난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어느 주일 목사님께서 주님과의 동행일기를 써보라고 하셨다. 하루를 승리하는 것이 바로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특히 비대면으로 교회를 가지 못할 때 매일 새벽마다 올라오는 온라인 말씀으로 동행일기와 말씀간증을 쓴다. 그렇게 간증이 오늘로 1307편째이다. 매일매일 예수님과 동행하며 살 것이다.

차영혁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