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우리 집 안방에는 아버지가 만든 불단이 있었다. 어머니는 아침과 저녁에 향을 피우고 한 시간씩 무릎을 꿇고 ‘남묘호렝케쿄’라는 독경을 했고 새벽마다 사철나무를 꺾어 꽃병에 꽂고, 모든 음식은 불단에 먼저 올려 소원을 빈 다음에 먹었다. 좌담회라는 모임의 장소로 사용된 우리 집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친구들은 찌든 향냄새가 난다며 우리 집에 오지 않았고, 크리스마스에 친구들이 모두 교회에 가서 즐겁게 보낼 때도 혼자 남아 울었다.
어머니의 부끄러운 신앙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지내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구절을 봤다. 그 말에 큰 감동을 받고 예수님께 집중하기 시작했다. 말씀을 알아가는 기쁨에 8년간 각종 훈련을 받으며 어린 아이를 데리고 1년에 두 번씩 3박 4일간의 세미나에도 꼭 참석했다. 교회학교 교사와 신문기자를 하며 주말엔 왕복 2시간을 달려가서 소년원 아이들을 만났다. 주변에서는 지나치다며 걱정했지만 우상숭배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내 집념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 때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으로 하나님과 멀어지며 주일 예배도 빠지고 학교를 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고2 말에 선생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선교훈련을 위해 자퇴를 시켰다. 그러나 아이는 변함없었다. ‘하나님, 제발 우리 아이가 하나님을 알게 해 주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또 다른 방법을 찾을 때 알고 지내던 전도사님 부부를 만나 아이 문제를 상담했다. 전도사님은 한마음교회 간증영상을 보여주셨다. 자신들의 상황과 상관없이 예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하는 간증자들을 보며 ‘바로 저거다’는 확신이 들어 한마음교회에 출석했다.
목사님은 “살아계신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분과 동행하지 않으면 그건 가짜입니다.” 하시며 천신을 몸주로 섬기던 자매님이 생명을 걸고 예수님을 영접한 영상을 보여줬다. 큰 충격을 받을 때 ‘너희가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받은 자니라’는 말씀 앞에 내 믿음의 실체가 보였다. 말씀대로 살겠다는 노력만 했지, 정작 내가 믿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나 같은 어리석은 자를 위해 ‘부활’이란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셨음을 알게 되며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이 정확해졌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믿는 것이었다.
“하나님,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며 열심을 냈지만 저는 불법을 행하는 자였음을 고백합니다. 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온 마음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진정한 주인으로 고백했다.
아이들에게 믿음이 없다고 횡포를 부리며 대학진학도 미뤘지만 아이들을 온전히 예수님께 맡기게 됐고 우상숭배를 하시던 어머니에게 하나님께서 기적같은 은혜를 부어주셔서 말씀도 잘 하기 어려운 가운데서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너무 편안하신 모습으로 임종하셨다. 믿음의 대를 잇고자 내 방법대로 애쓰고 수고하며 아이들을 내 마음대로 했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에 굴복되니 큰아이는 나의 든든한 동역자로 작은아이는 언니와 매일 홈피예배로 주님과 동행하고 있다.
바른종교를 갖고 싶었던 기도에 응답하신 사랑의 주님을 전하는 사명자로 불러주심에 감사드린다.
박진이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