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풍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수가 전년 동기보다 49조원가량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주식 시장 활황, 수출 회복에 따른 법인세 증가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 여기에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지난해 납부유예했던 세금을 거둬들이면서 규모가 더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8조8000억원 늘어난 18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세수 증가분(35조50000억원)에 지난해 납부유예했던 세금(13조3000억원)까지 징수하면서 총액이 늘었다. 납부유예분을 빼더라도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가경정예산(34조9000억원) 규모를 상회한다.
일단 부동산과 주식 시장을 통해 거둬들인 세금 규모가 부쩍 늘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영향으로 상반기 양도소득세가 전년 동기보다 7조3000억원 더 걷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등의 요인이 일조했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대폭 흘러들어간 점도 세수 증가에 힘을 실었다. 상반기 증권거래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도 한몫했다. 수출 회복 덕분에 법인세가 전년 동기 대비 10조4000억원 더 걷혔다. 코로나19 1~3차 유행으로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상반기에 반영된 점도 컸다. 상반기 부가가치세수는 전년 동기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집계됐다.
다만 세수 호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될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하반기 부가세수가 줄어들 공산이 높다. 또 세수 증가를 견인한 종합소득세나 법인세의 경우 대부분 상반기에 신고·납부한다. 하반기 세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 매물 잠김 현상도 변수다. 양도세수 증가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 조만간 단행될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을 위축시켜 증권거래세수 감소를 유발할 개연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 세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