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의 색깔이 담긴 패션 브랜드로 하나님 은혜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

입력 2021-08-11 03:07
조은혜씨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한 사진. 조은혜씨 제공

필리핀 유명 매체 데일리트리뷴에는 지난달 23일 ‘6명의 젊은 패션 혁신가’라는 기사가 실렸다. 특이한 건 기사에 등장한 젊은 패션디자이너 6명 가운데 한국인이 있었다는 것. 주인공은 필리핀에서 사역하고 있는 조유원(49) 선교사의 장녀 조은혜(24)씨였다. 조씨는 지난 4월 한국에 들어와 현재 화장품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는 1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필리핀 매체에 내 이름이 실릴 줄 몰랐다.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9년 아버지를 따라 필리핀으로 갔다. 10대 시절부터 그의 장래희망은 패션디자이너였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씨는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고, 2015년 필리핀 명문 사학인 라살베닐대 패션디자인학과에 진학했다. 조씨는 “올해 3월 대학 졸업식을 앞두고 예비 졸업생들이 온라인 패션쇼를 열었는데, 이 행사에서 내가 선보인 작품들을 필리핀 언론이 주목해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조씨의 아버지인 조 선교사는 경기도 포천 일동교회(정학진 목사)의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올해로 13년째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가 2009년 필리핀에 가서 둥지를 튼 곳은 필리핀 중부의 포라크(Porac) 지역. 조 선교사는 현재도 이곳에서 ‘네버랜드 크리스챤스쿨’이라는 학교를 운영하며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조씨는 “아버지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후원하면서 필리핀 사람들에게 크리스천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계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대 시절엔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가 많았고, 낯선 언어나 환경 탓에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며 “하지만 항상 하나님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던 것 같다”고 했다.

“저의 목표는 저만의 색깔이 담긴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겁니다. 제 이름이 ‘은혜’인데, 어머니가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지은 이름이에요. 이름처럼 제가 만든 브랜드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세상에 전파하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