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 말씀을 전하는 자와 듣는 자

입력 2021-08-12 03:05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됐습니다.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변하는 시대입니다.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기업이 변화에 무디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앙의 영역은 어떻습니까. 코로나19는 전 세계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을 변화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변화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응답하는 교회와 성도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변화를 왜 싫어하고 거부할까요. 그것은 변화하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변화를 거부하는 고통이 변화를 수용하는 고통보다 더 크게 느껴질 때 비로소 변화를 수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슬픈 변화입니다. 사람이 변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변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적습니다. 또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 가는 창조적인 사람도 드뭅니다.

그러나 믿음을 가진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를 통해 성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이 시대의 교회와 우리는 어떤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까. 그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고 또 다른 변화를 끌어내고 있습니까. 아니면 거부하고 있습니까.

신기하게도 믿음으로 산다는 그리스도인들이 변화에 대해 배타적입니다. 믿음 생활이 오래된 만큼 성숙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변화를 수용하는 게 아니라 변질합니다. 말씀을 듣기는 하되 말씀대로 살겠다는 의지가 사라집니다.

그리스도인이 설교를 듣는 이유는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을 때 그 말씀이 듣는 자의 삶 가운데서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천국 가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설교를 듣는 이유는 그 말씀을 통해 영이 살고 삶이 거룩하고 아름답게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역사와 변화가 일어나는 성도는 행복합니다.

사도 바울은 57년경 고린도에서 3개월 동안 머물며 로마 교우들의 재복음화를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그것이 로마서입니다. 주님의 부활 후 24여년이 흐르면서 로마 교우들의 신앙이 구태의연해졌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롬 12:2)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힘이 무엇입니까. 오직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 말씀만이 완고한 나를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설교를 듣고 돌이킬 수 있는 것이 복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말씀을 받는 자들을 향해 세 가지를 권면합니다.

첫째 말씀을 전하는 자들의 행실을 주의해 보고 본받으라고 했고, 이어 말씀을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그 말씀을 전하는 자들로 근심으로 하게 하지 말고 즐거움으로 하도록 도우라고 권면합니다.

가장 불쌍한 그리스도인은 기쁜 소식을 근심 가운데 전하는 사람, 기쁜 소식을 불평 가운데 듣는 사람입니다. 만약 생명의 말씀을 기쁨으로 전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가련한 설교자란 말입니까. 그리고 그 설교는 듣는 자들에게도 유익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역자가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을 성령이 충만해 기쁨으로 배달하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여러분에게 유익함이 될 것입니다.

누가 행복한 설교자이고 누가 행복하게 듣는 자일까요. 기쁨으로 말씀을 전하고 감사로 그 말씀을 받는 성도입니다. 그 말씀을 전하는 영광, 그 말씀을 받는 자의 기쁨이 교회 공동체에 가득하길 축원합니다.

장승권 목사(청주서남교회)

◇1955년 설립된 청주서남교회는 교회 갱신과 목장 사역을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장승권 목사는 장로회신학대 대학원(PhD)을 수료했으며 미국 드루대에서 박사 과정(DMin)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