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질 없다”더니… 열흘 만에 모더나 공급 반토막

입력 2021-08-10 04:01 수정 2021-08-10 04:01
연합뉴스

지난달 한 차례 연기됐던 모더나 백신 공급에 또다시 차질이 생겼다. 정상 수급을 장담했던 정부의 말은 열흘 만에 뒤집혔다. 급히 접종 간격을 넓히는 등 보완책을 내놨지만 추석 전 국민 70% 1차 접종 달성 목표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최근 모더나사가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때문에 8월 계획됐던 물량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공급이 미뤄진 구체적 물량은 비밀 유지 협약을 이유로 함구했다.

공급 차질로 백신 접종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방역 당국은 한시적으로 화이자 및 모더나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6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종전엔 4주 간격이었다.

바뀐 접종 간격은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50대 접종, 사업장 자체접종·지방자치단체 자율접종, 18~49세 접종 등이 모두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고3과 고교 교직원은 3주, ‘n수생’ 등 기타 대입 수험생은 4주, 초3~중3 교직원은 5주 간격으로 접종을 받는다.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정부는 아울러 추석 연휴 전까지 국민 70%의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전 3600만명 접종이 목표”라며 “집단면역 목표 시기를 앞당기고, 접종 목표 인원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확보한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해 반드시 접종 목표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40.8%였다. 6주 안에 1500만여명이 추가로 1차 접종을 받아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지난달에도 한 차례 공급을 1주일 미뤘다.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는 “모더나 백신의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날 발표로 열흘 만에 무색해졌다.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란 모더나 측 설명도 분명치 않다.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와 달리 자체 생산 능력이 없는 신생 기업이라 생긴 문제라는 관측이 중론일 뿐이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정보의 투명성이란 측면에서 (지금의 설명은) 부족하다”며 “실제론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자칫 추후 백신 도입 계약 시 선택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

이날 확진자는 오후 9시까지 1384명 늘어 집계 마감을 3시간 남겨둔 시점에서 이미 월요일 기준 최다치를 경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같은 고강도 방역 조치는 단기간에 한시적으로 쓸 수 있는 비상조치일 뿐 지속가능한 방안이 될 수 없다”면서 “방역과 민생·경제 모두를 지켜내는 새로운 방역 전략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역 전략 구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송경모 최예슬 박세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