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5월부터 예고했던 2학기 전면등교 계획이 코로나19 ‘4차 유행’ 장기화로 결국 차질을 빚게 됐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초등 저학년과 고3 등은 학교에 매일 나오도록 등교 인원을 확대했지만 학생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당분간 원격·등교수업 병행이 불가피해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거리두기 단계별로 2학기 등교 기준 등을 규정한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9일 발표했다.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등교 가능한 인원은 유치원과 초등 1·2학년, 특수교육 대상자이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는 고3도 거리두기 상황과 무관하게 매일 등교한다.
다른 학년은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교육부는 개학 일주일 전부터 3주 동안을 ‘집중방역주간’(다음 달 3일까지)으로 설정했다. 이 집중방역주간을 기점으로 등교 기준을 달리했다. 이 기간 동안 3단계 지역은 초등 3~6학년의 경우 4분의 3, 중학교는 3분의 2까지 등교 가능하다. 고교는 1·2학년이 번갈아가며 등교할 수 있고, 교육 당국과 학교장 판단에 따라 1·2학년 모두 등교시킬 수도 있다. 집중방역주간 이후 첫 등교일인 다음 달 6일부턴 3단계 지역 전면등교가 시도된다. 당초 거리두기 2단계까지 허용하던 전면등교 기준을 3단계로 완화했다.
4단계 지역은 집중방역주간에는 초등 1·2학년만 학교에 나오고 나머지 학년은 원격수업을 받는다. 중학교는 3분의 1만, 고교는 1·2학년이 번갈아 등교한다. 오는 22일까지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받는 수도권 학교들은 전면등교가 사실상 무산됐으며 이후 상황도 유동적이다. 다음 달 6일 이후에는 초등 3~6학년 절반, 중학교 3분의 2 이하로 기준이 다소 완화된다. 고교생의 경우 교육 당국 및 학교장 판단에 따라 전체 학년이 등교할 수 있다. 소규모·농산어촌 학교는 집중방역주간에는 3단계까지 전면등교를 허용한다. 집중방역주간 이후에는 4단계 상황에서도 전면등교를 허용한다.
전면등교는 아니지만 등교 인원을 늘리기로 한 건 학교가 가정·지역사회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부가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나온 ‘2021년 3~7월 코로나19 학생 감염추세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1학기 평균 등교율은 73.1%였다. 상당수 인원이 등교했지만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비율은 15.9%였다. 가정(48.7%) 지역사회(22.6%)보다 학교가 안전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교육부는 강조한다.
2학기를 원격·등교 수업 병행으로 시작하는 수도권 초등 3~6학년과 중학생 학부모 반응은 엇갈린다. 학부모들은 2인 이상 모임도 막는 거리두기 4단계에서 학교를 여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표한다. 반면 원격 수업이 2학기에도 지속되면서 학습 결손과 사회성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의 경우 점점 더 사교육에 의존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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