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유승민·원희룡은 ‘노란불’ 윤석열·최재형 넘을까

입력 2021-08-10 00:05
유승민 전 의원이 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평가 우량주’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대권 몸풀기’에 나서면서 이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지지율 격차가 큰 탓에 역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잦은 설화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정책 준비 부족이 각각 약점으로 꼽히면서 두 사람을 향한 시선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당 안팎에서는 정책 비전·외연 확장성을 갖춘 후보라는 긍정론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당을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6~7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은 3.5%를 얻어 지난주 조사(2.4%)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대장주’ 윤 전 총장은 28.3%로 지난주(32.3%)보다 4.0% 포인트 하락했다.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는 유 전 의원이 10.2%, 원 전 지사가 5.7%를 얻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5.3%)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원희룡(왼쪽) 전 제주지사가 9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한결 기자

이강윤 KSOI 소장은 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각종 실언 논란에 시달리면서 지지율이 빠졌다”며 “그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던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에게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유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대선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며 “유 전 의원의 국정철학이나 정책을 국민들이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원 전 지사는 마라톤을 하는 사람인데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단계”라며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국민들도 안 보이던 원희룡을 발견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전·현직 의원 19명이 포함된 대선 캠프를 공개했다. 오신환 전 의원이 종합상황실장을 맡았고, 유의동 김희국 강대식 의원 등 현역 의원 8명이 캠프에 합류했다. 원 전 지사는 만 18세 이상 청년들에게 10년간 2000만원을 쓸 수 있는 ‘청년교육카드’ 공약을 발표하며 2030 민심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개혁 보수’를 표방하는 두 후보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비관적 평가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에 있던 주자들은 박근혜정부에서 당이 무너져갈 때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선레이스가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중도개혁 이미지가 강한 두 사람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유 전 의원은 2030세대에게 어필하는 후보고, 원 전 지사도 도지사 경험으로 정책 토론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대선은 제3지대가 없는 최후의 혈투가 펼쳐질 것”이라며 “중도층과 상대 후보 표심을 가져올 수 있는 후보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상진 강보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