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의 저력, 시총 9위 안착

입력 2021-08-10 04:07

지난 6일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가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달성한 데 이어 상장 이튿날인 9일에도 장중 상한가에 근접하게 급등하는 등 시가총액 9위(우선주 제외)에 등극했다. 주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고평가 논란’을 딛고 상장 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대비 12.46%(8700원)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8만9100원까지 급등하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노리기도 했다. 상장 첫 날부터 포스코, LG전자 등을 제치고 시총 11위에 오른 카카오뱅크는 이튿날에도 호조를 보이며 시총 37조원을 넘어서(37조2954억원) 기아차(34조9423억), 셀트리온(36조6858억원)을 차례로 밀어낸 뒤 두 단계 더 도약했다. 금융주에서는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의 약진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수의 유망한 사업·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발행한 리포트에서 “카카오뱅크는 IPO(기업공개) 자금 확보를 통한 여·수신 확대뿐이 아닌 보험, 대출 중개, 금융상품 판매 등 다양한 영역으로서의 확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가 초반에 순항하자 모기업 카카오도 이날 2500원(1.72%)이 오른 14만8000원에 마감했다. 추후 전망도 밝게 봤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9만원으로 상향했다. KB증권(17만원), 메리츠증권(19만원) 등도 주가전망치를 상향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가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크게 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앞서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이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 사업 등에서 나오는 비이자 이익은 미미하다”며 매도 의견을 내놨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