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전이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 등장에 ‘3강 구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기존 유력 후보였던 건설업체 SM(삼라마이더스)그룹과 미국 카디널 원 모터스 외에 전기차 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사모펀드 2곳과 손을 잡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금 조달력이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인수전인 만큼 향후 각 후보가 어떻게 인수자금 계획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에디슨모터스는 9일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쎄미시스코, TG인베스트먼트와 쌍용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버스를 양산하고 있는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에 KCGI와 키스톤PE의 자금력을 동원해 쌍용차를 전기차 선도 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이날 “작은 회사가 쌍용차를 어떻게 인수하느냐에 관한 의심이 완전히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3~5년 내 쌍용차를 흑자 경영으로 돌려놓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모펀드의 참여로 자금 조달 관련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쌍용차 인수에는 약 3900억원의 공익채권과 향후 운영비를 고려해 최소 8000억원에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90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한 중소기업인 에디슨모터스를 두고 인수전 완주에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컨소시엄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KCGI와 키스톤PE로부터 쌍용차 인수와 운영 자금 목적으로 약 8000억원 이상을 투자받게 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앞서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을 확보했고,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으로 2500억원을 추가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쌍용차가 열린 자세로 파괴적 혁신을 가져갈 수 있다면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에디슨모터스가 전기차 생산기반과 기술을 지닌 데다 테슬라조차 피하지 못한 차량 화재 사고를 단 한 번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재계 30위권 SM그룹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확보할 만큼 자금력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인 카디널 원 모터스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자금 확보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총 9곳이 인수의향을 보이지만 본입찰 때는 실제 자금력을 갖춘 2~3곳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