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16개 시·도 서비스업 생산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증가했다. 주식 활황 등으로 금융·보험업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이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이런 흐름은 반짝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회복세가 다시 꺾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2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전국 16개 시도의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증가했는데 이는 2019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서울(8.0%), 부산(6.0%), 충남(5.7%), 제주(5.5%)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금융·보험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호조세를 보여온 바 있다. 이번에 서비스업 생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서울에서 금융·보험업은 전년 동분기 대비 11.8% 증가했다. 이민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운수·창고업은 지난해 2분기에 대한 기저효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되지 않았다”며 “도소매업은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을 했다”고 평가했다.
소매판매의 경우 제주도(15.7%)가 2018년 2분기(18.2%)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내국인·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가 올해 내국인 관광객이 일정 부분 회복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울(6.4%)과 부산(4.8%)에서도 지난해 급감했던 백화점과 면세점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다만 16개 지역 중 전국 12개 지역에서는 1년 전보다 소비가 줄었다. 지난해 5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지역마다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슈퍼마켓·잡화·편의점, 전문소매점 등 지역 상권의 부진도 이어져서다. 울산(-5.8%), 전북(-5.1%), 대전(-4.3%)에서 소매판매 감소폭이 컸다.
문제는 3분기 서비스업 생산·소매판매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 본격화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현재 서울·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전국에 3단계 이상이 발령된 상태다. 통계청 관계자는 “영향은 분명히 받을 것”이라면서도 “경제 주체들이 지난해 이후 감염병 확산에 대한 적응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