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계란” 김밥집·밀면집 식중독 원인은 살모넬라균

입력 2021-08-09 00:02

최근 잇따라 발생한 식중독 사태의 원인균으로 살모넬라균이 지목됐다. 오염된 식재료를 완전히 가열하지 않거나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식재료·조리도구를 만져 교차오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일 “식중독 사태 환자들의 가검물에서 발견된 살모넬라균은 음식물의 냄새나 맛의 변화를 동반하지 않아 오염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다”며 “음식을 실온에 방치하지 말고 조리 후 빨리 섭취하거나 남은 음식은 냉장 보관한 뒤 재가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달 초 경기도 성남 김밥집 두 곳에서 270여명, 지난달 말 부산 연제구 밀면집에서 450여명이 집단적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이자 환자의 가검물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살모넬라균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살모넬라균은 닭·오리 등 가금류, 돼지 등 동물의 장내에 퍼져있는 식중독균으로 37도에서 가장 활발히 번식한다. 잠복기는 6~72시간이며 발열과 함께 복통·구토 증세를 동반한다.

올해 식중독 환자 발생은 폭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달 평균 최고 기온은 31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도 더 높다. 폭염일(1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도 8일 많아지면서 살모넬라·병원성 대장균 등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최근 5년간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는 총 5596명으로 그 중 3744명(67%)이 8∼9월에 발생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조리 시 충분히 익히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계란 등은 살모넬라 오염 우려가 커 취급과 보관에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김밥처럼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위생 장갑을 수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외식을 기피하는 분위기와 식재료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선 잇따른 식중독으로 더욱 타격을 입게 됐다 인천 서구의 한 김밥집 직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장사하기도 어려운데 식중독까지 터지면 감당하기 어렵다”며 “계란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되지만 어쩔 수 없이 국산 고급란을 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식업계도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하자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 3일 자체 내부 위생 점검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이중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또 판매 메뉴에 대해 미생물 수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도 식품안전센터를 출범하고 전국 850여개 구내식당과 22개 제조·물류 시설에 대한 위생·안전관리를 강화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이라 식중독 위험 관리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한 업체에서 식중독 사태가 터지면 밖에서 먹는 음식이나 유사 업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진다. 이런 이슈 자체가 안 터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정신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