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손잡고 선교지에 의료용 산소발생기 보낸다

입력 2021-08-09 03:02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이 6일 서울 동작구 KWMA 대회의실에서 ‘선교지 의료용 산소발생기 지원의 건’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자 모임에서 말하고 있다. 이 자리엔 한교선, KIMNET, 한교봉과 기부 플랫폼인 이포넷, 미션펀드 등 관련 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신석현 인턴기자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국가의 선교사와 한인, 현지인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교회가 공동전선 구축에 나섰다.

6일 서울 동작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대회의실에서는 ‘선교지 의료용 산소발생기 지원의 건’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자 모임이 열렸다.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에 필요한 산소발생기를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선교 현장에 보내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게 모임의 취지다.

이날 회의는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열렸다. 강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선교사가 늘어나고, 에어앰뷸런스를 이용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시급한 의료 지원책은 산소 발생기 공급”이라며 “선교사와 현지인, 한인들을 돕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의엔 한국교단선교실무자대표협의회(한교선), 세계선교동역네트워크(KIMNET),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 등 연합기관과 기부 플랫폼 ‘체리’를 운영하는 이포(E4)넷,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선교사와 사역자를 돕는 미션펀드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군부쿠데타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급증한 미얀마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맹갑균 선교사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선교지의 산소발생기 공급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교선 대표인 김충환 선교사는 “위급한 곳이 많아 교단별로 산소발생기 공급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KWMA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시간이 없다. 교단과 교회에 산소발생기 공급 사실을 알리고 힘을 모을 수 있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한교선은 15개 교단 선교부의 대표 모임이다.

맹 선교사는 미얀마에서 산소발생기 위력을 경험했다며 전해온 소식을 공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자가 치료 중이던 A선교사가 새벽 3시쯤 ‘숨을 못 쉬겠다’며 인근에 거주하는 동료 선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한국에서 지원한 산소발생기를 제공해 위급한 상황을 모면했다”고 전했다.

한교봉은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등에 참여한 경험을 나누며 산소발생기 공급 방향을 제시했다.

한교봉 상임이사인 김종생 목사는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하고 모금 창구를 일원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합을 하기 어렵다면 연대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상황이 긴박한 만큼 머리를 맞대 조금씩 양보하면서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조영훈 KIMNET 사무총장도 “연합이건, 연대건 한국교회가 하나 돼 선교 현장에 도움을 준다면 북미주 지역 성도와 선교단체도 기꺼이 동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효과적인 모금과 지원을 위한 방법도 나왔다. 미션펀드와 이포넷은 각자 운영하고 있는 모금 플랫폼을 활용해 모금에 나서는 방법을 소개했다.

KWMA는 이날 회의를 토대로 산소발생기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 사무총장은 “한교선은 조만간 각 교단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이포넷과 미션펀드는 온라인 모금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동참을 논의 중인 단체와 기관들도 조만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안이 시급한 만큼 모금이 이뤄지면 일주일 단위로 산소발생기를 신속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