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40~60%가 후유증 고생… 치료 후 3개월이 ‘재활의 골든타임’

입력 2021-08-10 04:05
고도일병원 뇌신경재활클리닉에서 치료사들이 로봇재활장비를 활용해 보행, 상지근육 운동을 시범보이고 있다. 고도일병원 제공

뇌졸중은 환자의 약 70%가 별다른 전조 증상을 겪지 않은 채 발병해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대한뇌졸중학회 역학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의 76%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차지하고 있다. 발생 후 늦지 않게 응급 조치 및 수술을 받는다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응급 치료를 잘 마치더라도 40~60% 환자들은 팔·다리 편(한쪽)마비, 보행장애, 언어장애, 삼킴장애, 인지저하 등 후유증이 남아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 손상을 극복하려면 급성기 치료를 끝내고 회복기 재활이 시작되는 첫 3개월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치료 시작이 늦어지고 시간이 흐르면 뇌신경 손상으로 마비됐던 관절과 근육들이 굳어지기 때문에 뇌 자극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신경외과 전문의) 병원장은 9일 “뇌혈관질환이나 중증 외상 뿐 아니라 뇌신경 재활치료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면서 “뇌졸중은 발병 후 1년까지도 손상된 뇌세포가 왕성하게 회복된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년 이상 척추 비수술 치료에 매진해 온 고도일병원이 병원급 의료기관으로선 이례적으로 2018년 말 뇌신경재활클리닉을 독립 개설해 운영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 원장은 “척추 통증·재활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 뇌신경 후유장애를 겪고있는 이들이 많았는데, 통증 때문에 재활치료를 중단·지연하는 사례가 안타까웠다”고 했다.

척추 비수술 요법을 연구하며 쌓은 운동 및 통증 치료 노하우를 뇌신경 재활치료에 접목한 것. 첨단 로봇 재활장비 4종(에리코, 로코맷, 안다고, 아메오)도 도입했다. 보행과 팔·손 근육 강화 훈련용이다. 이밖에 뇌신경영양주사, 뇌신경자극술 등 첨단 치료법으로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지난 2일부터는 입원하지 않고 외래(통원)로 뇌신경 재활치료를 원하거나 퇴원 후 주기적인 치료로 회복에 도움받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외래재활 도수치료’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뇌졸중을 비롯해 척수 손상, 외상성 뇌손상, 파킨슨병 환자 등이 대상이다.

아울러 이 병원에선 허리·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을 비수술적 방법(경막외신경성형술, 추간공확장술, 고주파수핵감압술 등)으로 치료하고 있다. 고 원장은 “척추병은 수술받아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환자의 90% 이상은 수술 않고도 치료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