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전과기록 확인서에 조직폭력배 사진까지 등장하는 민망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8일 원팀 협약식이란 신사협정을 여당 주자들이 체결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았다. 도 넘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참담하고 실망스럽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5일 100만원 이하 벌금까지 포함된 범죄·수사경력 회보서를 공개했다. 음주운전 재범 의혹과 관련한 공격이 계속된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2004년 음주운전뿐 아니라 3건의 벌금 처분 이력이 무죄 1건, 수사 중 사건 1건과 함께 공개됐다.
폭력조직 출신 동일인과 후보가 찍은 사진을 1, 2위 주자가 경쟁적으로 공개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문제의 인물은 문흥식 전 5·18 구속자부상자회장이다. 최근 붕괴 참사가 일어난 광주 재개발 사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해외 도피 중이다. 그에게 조폭 이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만난 것인지가 불분명한데 함께 사진 찍은 것만으로 공격하는 것은 비약이다. 더구나 5·18 관련 단체 직함 때문에 만났을 정황이 크다는 점을 양쪽 모두 짐작할 텐데 포문을 열어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이 재론된 것은 이 지사 진영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당사자가 재범 사실을 거듭 부인하면 먼저 조용하고 치밀하게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게 상식적이며 상대에 대한 예의다. 이 지사 측이 6일 이제 이낙연 후보가 모든 전과를 공개할 차례라고 역공에 나선 것도 설득력 없는 일이다.
여당 주자들의 과열 경쟁은 야권 유력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당내 주자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더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후보 검증은 필요하다. 국가 지도자에 대한 사전 검증의 의미뿐 아니라 본선에서의 리스크를 방지하는 백신 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도를 넘은 네거티브의 경우 상대는 물론 스스로의 신뢰도 떨어뜨린다. 네거티브에 골몰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는 당 전체에 마이너스다. 국가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정책 경쟁에서 이탈한 대선전은 국민에게도 손해다.
지역주의 소환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여당 후보들은 원팀 협약식에서 “품위와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고 합의했다. 그 약속을 되새겨, 이젠 누구의 결점이 더 많은지가 아니라 누가 더 지도자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를 놓고 깨끗한 경쟁을 펴기 바란다.
[사설] 전과 확인서에 조폭 사진… 민망한 경선
입력 2021-08-07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