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마을버스 멈출 판에… 서비스 개선한다는 서울시

입력 2021-08-06 04:05

서울시가 마을버스(사진) 서비스 품질을 시내버스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로 정류소와 차량 등 낙후된 시설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승객이 급감한 마을버스 회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운행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가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1271개 마을버스 정류소에 버스 도착정보를 알려주는 BIT(버스정보안내단말기)를 추가 도입해 현재 32.4%에 불과한 BIT 설치율을 5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10대에 불과한 전기버스는 2026년까지 600대를 추가 도입 교체한다는 목표로 구매 보조금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승객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마을버스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이같이 투자를 확대한다고 5일 밝혔다. 하루 88만명이 이용하는 서울시내 마을버스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39개 업체, 249개 노선, 1588대가 운행 중이다.

마을버스 서비스 개선의 주요 내용은 정류소 BIT 설치 확대 및 관리 주체 서울시 일원화, 친환경 전기 마을버스 및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확대 도입, 차량 내 CCTV 신형 교체 및 내 외부 LED 안내판 설치 지원 등이다.

시는 연말까지 마을버스 전량에 신형 고화질 CCTV 교체를 완료한다. 서울시내 전체 마을버스의 50%인 822대 설치를 완료한데 이어 8억원을 추가 투입해 나머지 825대에도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CCTV가 고화질로 교체되면 안전사고 등 마을버스 관련 사건 사고의 정확한 판단과 처리가 가능해지고, 코로나19 역학조사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선 번호, 정류소 이름 등을 표시하는 차량 내 외부 LED 안내판도 현재 전체 마을버스의 81%에 설치를 완료한 데 이어 내년까지 7억원을 추가 투입해 나머지 592대에 설치를 마무리한다.

서울시 마을버스는 준공영제인 시내버스와 달리 민영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마을버스 노선 조정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외진 지역 노선 운영 등을 위해 수입이 운송 원가에 미달하는 경우 일정액을 지원한다. 지난해말부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버스 대당 지원 한도액(19만원)을 일시적으로 폐지했다. 그러나 마을버스 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누적돼 운행횟수 감축은 물론 운행중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마을버스 운행감축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의 재정지원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