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팔거산성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목곽집수지의 나무 부재를 산림청의 협조를 받아 헬기로 수송했다고 5일 밝혔다(사진). 팔거산성은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해발 287m) 정상부를 빙 둘러가며 쌓은 산정식(퇴뫼식) 산성이며 목곽집수지는 물을 저장하기 위해 나무로 틀을 짜서 만든 시설이다.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8.5m, 폭 4.9m이고 높이는 3.3m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상부가 부식돼 1.5m 정도만 남아있다. 목곽집수지 내부 퇴적층에선 7세기 초반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목간 11점도 출토됐다.
조사단은 총 4.5t의 나무 부재를 해체해 3D 스캔을 한 뒤 개별 포장을 했다. 헬기는 이를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유적지에서 무진동 차량까지 8차례를 왕복했다. 나무 부재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옮겨져 약 10년간 보존처리를 받는다. 2007년 경북 문경 고모산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목곽고가 발굴됐지만, 보존을 위해 흙으로 덮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팔거산성 나무 부재는 남아있는 기록과 실물자료가 거의 없는 신라건축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며 “나무 부재와 내부 토양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은 건축 당시의 고환경 및 고기후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림청 헬기로 대형 유물을 나르기는 처음”이라며 “출토장소가 차량 진입이 어려운 높은 산 위여서 헬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나무를 베어내고 길을 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