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변동률이 고가 주택 규제를 시작한 2019년 12월 수준으로 돌아갔고, 전셋값 오름폭도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직후 혼란이 가중된 지난해 8월만큼 가팔라졌다.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려면 상승률뿐 아니라 거래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적어도 서울 집값이 3주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수도권 집값 상승률을 주도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첫째주(2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37%로 전주(0.3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은 7월 셋째주부터 3주 연속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집값이 0.20%를 기록해 정부가 서울을 규제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16일(0.20%)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밖에 경기도( 0.47%)와 인천(0.37%)도 높은 상승 폭을 유지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지난해 10월 마지막주 수도권 변동률이 0.10%를 기록하며 본격화했다. 당시 새 임대차법으로 인한 전세난이 본격화하며 매매가격에도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서울 집값이 비교적 과열되지 않는 동안 인천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는 재건축 규제 완화 이슈의 영향을 받은 강남권이 집값 상승 바통을 넘겨받았다.
최근에는 서울 내 거의 모든 지역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부동산원은 “노원구(0.37%)는 상계·중계·월계동 구축 위주로, 도봉구(0.26%)는 창동·쌍문동 구축 위주로, 중랑구(0.21%)는 면목동·상봉동 위주로 오르는 등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며 “(강남권은) 인기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주요 지역 연간 누적 상승률(8월 첫째주까지)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재건축 규제 완화 이슈로 주목받아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서울 노원구는 올해 누적 상승률이 5.51%에 달하고 있다. 이밖에 송파구(4.51%) 서초구(4.30%) 강남구(4.0%) 양천구(3.91%) 등이 두루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런 논쟁과 직접적 관련은 없는 동작구(3.40%)와 마포구(3.58%) 영등포구(2.96%) 관악구(2.87%) 중랑구(2.45%) 등도 지난해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새 임대차법 시행 1년을 넘긴 전세 시장도 여전히 과열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수도권의 전셋값 변동률은 0.28%로, 6년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주(0.28%)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전셋값 변동률이 0.17%로 새 임대차법의 혼란상 속에 급등했던 지난해 8월 첫째주(0.17%) 수준으로 돌아가며 전셋값을 띄웠다. 이 밖에 경기도(0.33%)와 인천(0.31%) 모두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