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가 2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협회는 오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라메르에서 제56회 정기전을 열고 1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정기전의 주제는 ‘코이노니아(교제)’로, 대면 교제가 어려운 팬데믹 상황에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는 의미를 담았다. 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은 서동희 건국대 명예교수가 수상했다.
코로나19로 기독미술계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1966년 창립 후 빠짐없이 오프라인 정기전을 열었던 협회도 지난해에는 온라인 전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유미형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사무국장은 “지난해에는 처음 겪는 팬데믹에 경황도 없었고 여럿이 모이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회 정기전도 유튜브로 개최했다”면서 “코로나19가 터지고 1년간은 회원들의 개인전, 초대전, 단체전 등도 절반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올해는 협회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정기전을 열면서 기독미술계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팬데믹 기간 외부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만큼 작가들은 작업실에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표현하는 일에 매진했다. 특히 전 국민이 우울한 시대에 관람객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김경복 작가는 시편 23편 말씀을 주제로 지친 영혼을 소생시키는 하나님의 은혜를 ‘물가에 심기운 나무’로 표현했다. 김용성 작가의 ‘단비처럼 내리는 주의 사랑’은 주님 품에 안긴 어린양을 통해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나타냈다. 정해숙 작가는 작품 ‘투영(천상의 노래)Ⅳ’에서 기독교인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목을 받았다.
기독미술인들은 향후 더 자주 관람객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송경희 영락미술인선교회장은 “지난해에는 열지 못했던 선교회 정기전을 올해는 열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논의 중”이라면서 “기독미술인들의 작품이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고 관람객에게는 위로를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