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주위와 어울리지 못해 경직된 삶… 공동체와 함께하는 기쁨 깨달아

입력 2021-08-09 03:05

발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두려웠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사람을 만나는 게 경직되고 꺼려져 늘 혼자였다. 이런 성격을 고치려고 집과 거리가 먼 대학교로 진학했지만 변화되지 않고 친구들과의 관계만 점점 멀어졌다. 사회성 향상과 대인관계에 관한 책을 읽고 동아리 활동, 스피치 훈련, 상담 치료까지 받아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방향을 돌려 자격증 취득에 몰두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워드, 컴활, 정보처리기사, MBTI, 레크리에이션, 한자, 한국사, 중등교사, 초등교사 등등 20여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상위 1%에 해당하는 멘사 회원까지 됐지만 성격 변화는 고사하고 교만만 채워졌다.

그러다 ROTC에 지원해 꿈꾸던 헌병장교가 됐다. 지도력 향상을 기대했지만 부대원들을 이끄는데 오히려 우울증까지 생겼다. 그렇게 힘들어 할 때 어느 동기가 찾아와 눈물로 기도하며 복음을 전해주는데 감동해 간절하게 하나님을 찾기 시작했다. 군 생활을 마치고 교직에 섰는데 힘든 대인관계는 여전했다. 일본으로 단기선교를 갔을 때 선교사님이 ‘하나님을 향한 진실함과 열정은 귀하지만 다른 형제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간관계는 내게 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이었다.

계속 성경을 읽고 기독교 서적들을 탐독하며 풍부한 성경 지식을 쌓고, 컴퓨터와 스마트폰도 끊으며 생각으로도 죄짓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쳐봤지만 몸과 마음은 한없이 지쳐갔다. ‘내 믿음이 가짜인가. 내 안에 예수님이 계실까’ 하며 완전히 주저앉아 기쁨도 감사도 없는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다 같이 근무하던 한마음교회 선생님의 권유로 신우회에 참가했다. 모임에서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는 부활이고,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라는 요한복음 16장 말씀으로 진정 회개해야 할 죄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이 순교의 길을 걸었던 결정적 이유는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보았기 때문임이 선명해졌다. 나의 주인이 되시기 위해 부활하셨는데도 내가 주인 돼 굴복하지 않았던 중심을 성령께서 비춰주시는 순간 나는 바로 엎드렸다. 인생 처음 하나님 앞에 진실된 고백을 하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영원한 주인으로 모셨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경직됐던 내 삶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공동체와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고, 학교에선 아이들을 사랑으로 안아주기 시작했다. 아버지께 안마를 해 드리며, 하늘나라에서도 영원히 함께하자며 복음을 전했더니 아버지는 미안하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렸다. 다음 날 아침 ‘아들, 아빠한테 좋은 말 전해줘서 고마워. 아들이 믿는 하나님, 아빠도 믿기 위해 노력할게, 사랑해. 아들!” 하는 감동의 글을 책상 위에 남기셨다.

군대에서 처음 복음을 전해주었던 친구를 10년이 넘어 교회에서 다시 만났다. “영수야, 군대에서 힘들어했던 너를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너를 위한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지” 하며 나를 안아주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악한 생각들, 나의 부족한 모습들은 여전하다. 그러나 여기에 초점을 맞추며 나를 바라보는 순간 마귀의 공격이 시작되는 것을 알게 되니 더 이상 여기에 속지 않고, 주님께만 시선을 맞춘다. 사람을 두려워했던 내가 그렇게도 갈망했던 예수님을 만났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나의 전부가 될 때 하나님의 나라가 내 삶에 펼쳐질 것을 믿는다.

고영수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