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식당에서 힘들게 고생하시는 어머니 생각에 학용품 살 500원도 달라고 하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잘 헤아리는 착한 아이라며 어른들은 칭찬을 했고 나도 그런 자부심으로 자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무시했다. 손톱 긴 여자, 네일아트 하는 여자들은 ‘집안 돕지 않는 것들’ 하며 욕을 했다. 시간이 흐르며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내 모습을 발견하고 무척 혼란스러워졌다.
그렇게 생활할 때 욕을 잘했던 어릴 때 친구가 매일 찾아와 예수님 얘기를 했고 그 친구를 따라 한마음교회 겨울수련회에 참가했다. 함께 찬양하고 부르짖어 기도하는 모습에 빠져들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고, 예배 때마다 선포되는 예수님의 부활이 아무 의심 없이 그냥 믿어졌다. 그런데 상황과 환경에 따라 그 믿음은 쉽게 흔들려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질문에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대답해 칭찬받던 베드로가 예수님이 잡혔을 때 ‘내가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으며 ‘나도 저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복음을 읽는데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처음 나타났을 때 제자들이 귀신인 줄 알고 놀라자 예수님은 손과 발을 보여주셨다. 순간 ‘어? 예수님이 직접 보여주셨네’ 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구운 생선을 제자들 앞에서 잡수시는 것도 정확히 기록돼 있었다.
정말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이루어진 사실에 전율이 일었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라’는 요한복음 말씀의 의미가 선명해졌다. 나는 처음으로 제자들과 동일하게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섰다. 바른 삶을 살았어도 내 기준으로 판단하고 욕하며 하나님을 무시한 내 중심이 너무 무서웠다. 나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친 자, 아니 십자가에 직접 못 박은 자였다. 가슴을 치며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영접했다.
어느 날 연락하며 지내던 아빠가 병원 진료를 보셨고 암 수술과 치료를 위해 입원하시게 됐다. 바로 간병을 시작했고 교회공동체의 기도로 의사의 판단보다 하나님께서 생명을 더 허락해 주셨다. 결국 움직이지 못하고 용변도 받아내야 할 상황이 됐을 때 회사에 사표를 내고 병원에서 먹고 자며 수발을 들었다. 간절히 전한 말씀과 기도로 아빠도 마음이 열려 “우리 딸이 아빠를 사랑해서 복음을 전하니 아빠는 믿어. 하나님께서 우리 딸을 통해서 복음을 듣게 하신 거잖아.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다는 고백은 진짜야.” 하시며 예수님을 영접했다. 아빠는 엄마를 찾으셨고 울면서 잘못을 빌었다. 엄마의 마음도 풀어지며 같이 사과하고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를 회복했다. 하나님께선 아빠뿐 아니라 가족 모두를 구원하시고 분리된 가정을 하나 되게 해 주셨다. 그리고 얼마 후 아빠는 예수님의 품에 안기셨다. 아빠 소천 후 처음 맞는 명절에 가족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육체적으로는 힘든 간병 기간이었지만 아빠를 사랑했던 시간이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타당한 이유로 사람들이 미웠고 용서하고 싶지 않아서 예수님을 외면했었는데 다시 오실 예수님을 생각하니 회개가 됐다. 미워하는 마음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꿔주시니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 그대로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로 살아갈 것이다.
박지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