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이낙연’ ‘음주운전 이재명’… 물고 물린 난타전

입력 2021-08-05 04:05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열린 본경선 2차 TV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4일 부동산 문제를 앞세워 ‘이낙연 무능론’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이 전 대표를 추격 중인 정세균 전 총리 등 후발주자들까지 이 전 대표의 실적 부진을 집중 조명하면서 중간에서 이 전 대표가 수세에 몰렸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성과를 방패 삼아 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는 민주당 본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의 무능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책임총리로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해 집값 폭등이 유발됐다”며 “이런 부작용을 예상하고도 묵인했나 아니면 모르셨나”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곧바로 “당시 총리는 당정청 논의 결과를 나중에 보고받는 구조였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대통령 다음으로 큰 권한을 가졌는데 아무 역할도 안했다고 하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며 공격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일관성 또한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론과 행정수도 이전 찬반, 개헌구상 등과 관련한 태도가 바뀌었다며 “과거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은 앞으로도 지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각 상황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왔다 갔다 한 적 없다”고 재반박했다.

토론회에선 다른 주자들도 이 전 대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날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여러 역할을 했지만 성과라고 할만한 특별한 내용이 없는 것 같다”고 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개혁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진정성이 없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몰아쳤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워 방어에 나섰다. 그는 “제가 총리로 일하는 동안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때”라며 “주변의 평가도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선 이 지사를 향한 역공에 집중했다.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을 파고들며 “성남시장 시절 음주운전 공직자에 가혹한 조치를 취했는데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했나”고 직격했다. 이 지사는 “제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것 같다”며 “이 자리 빌어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토론회에선 대선주자 전원이 당내 후보 검증기구를 설치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정 전 총리는 전날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이 논란이 되자 후보자의 모든 범죄 전력과 가족 측근들의 비리 여부까지 들여다보는 검증기구 설치를 제안했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