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4일 부동산 문제를 앞세워 ‘이낙연 무능론’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이 전 대표를 추격 중인 정세균 전 총리 등 후발주자들까지 이 전 대표의 실적 부진을 집중 조명하면서 중간에서 이 전 대표가 수세에 몰렸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성과를 방패 삼아 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는 민주당 본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의 무능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책임총리로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해 집값 폭등이 유발됐다”며 “이런 부작용을 예상하고도 묵인했나 아니면 모르셨나”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곧바로 “당시 총리는 당정청 논의 결과를 나중에 보고받는 구조였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대통령 다음으로 큰 권한을 가졌는데 아무 역할도 안했다고 하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며 공격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일관성 또한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론과 행정수도 이전 찬반, 개헌구상 등과 관련한 태도가 바뀌었다며 “과거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은 앞으로도 지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각 상황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왔다 갔다 한 적 없다”고 재반박했다.
토론회에선 다른 주자들도 이 전 대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날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여러 역할을 했지만 성과라고 할만한 특별한 내용이 없는 것 같다”고 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개혁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진정성이 없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몰아쳤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워 방어에 나섰다. 그는 “제가 총리로 일하는 동안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때”라며 “주변의 평가도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선 이 지사를 향한 역공에 집중했다.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을 파고들며 “성남시장 시절 음주운전 공직자에 가혹한 조치를 취했는데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했나”고 직격했다. 이 지사는 “제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것 같다”며 “이 자리 빌어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토론회에선 대선주자 전원이 당내 후보 검증기구를 설치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정 전 총리는 전날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이 논란이 되자 후보자의 모든 범죄 전력과 가족 측근들의 비리 여부까지 들여다보는 검증기구 설치를 제안했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