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만 몰려든 MZ세대, 베이비부머 경제활동 넘어섰다

입력 2021-08-05 04:03

‘MZ세대(1980~2004년생)’가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전국이 고령화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젊은 MZ세대는 서울로만 몰려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취업준비생·학생이 매년 대거 유입되기 때문이다.

MZ세대는 더 좋은 직장이 있으면 언제든 이직하고,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 일하기보단 여가시간을 더 갖고 싶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출산에 대해선 부정적이며 이혼이나 동거에 대해선 자유로운 인식을 갖고 있었다.

서울시는 서울서베이·주민등록인구통계자료를 활용해 MZ세대의 특징과 경제활동, 사회인식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MZ세대는 1980~1994년생을 일컫는 ‘M세대(밀레니얼세대)’와 1995~2004년생을 뜻하는 ‘Z세대’를 합친 말이다.

서울 거주 MZ세대 인구는 지난해 기준 343만여명으로, 전체 서울인구의 35.5%를 차지하며 가장 큰 세대집단으로 조사됐다. MZ세대 중 23.9%(231만명)는 M세대, Z세대는 11.6%(112만명)였다.

반면 베이비부머세대는 129만명(13.4%)에 불과했다. 서울은 베이비부머뿐 아니라 50~60대 전체 인구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MZ세대는 사무종사자(36.1%), 학생(22.9%), 서비스종사자(11.3%) 순의 직업을 갖고 있었으며 M세대의 61.8%는 사무종사자, 전문가 등 화이트칼라 직업, Z세대의 72.6%는 학생 비중이 높았다.

이들의 일에 대한 가치관은 ‘더 좋은 직장이 나오면 언제라도 이직하겠다’ ‘수입을 위해서 일을 더 하기보다 여가시간을 더 갖고 싶다’는 경향이 5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한번 취직하면 퇴직 때까지 일하는 평생직장 개념, 여가보다 일에 더 치중하는 베이비부머세대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67.2%로 베이비부머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 66.3%를 추월했다. 중장년층의 은퇴와 MZ세대 전(全) 연령층이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특히 1인가구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4.1%로 전체 MZ세대 경제활동 참가율(67.2%)보다 훨씬 높았다. MZ세대 학생 비율(22.9%)이 1인가구 MZ세대(9.8%)보다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베이비부머는 MZ세대보다 ‘이직’과 ‘여가시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1인가구 베이비부머들은 2015년에 비해 2020년에는 ‘이직’과 ‘여가시간’ 선호 경향이 감소했다.

MZ세대의 결혼·출산 가치관은 베이비부머세대에 비해 훨씬 자유로웠다. 이들은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에 4.46점(10점 만점),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에는 4.22점만을 줬다. 특히 이런 생각은 M세대보다는 Z세대에서 더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또 MZ세대는 베이비부머세대보다 동거를 결혼형태로 인정하고 이혼을 부부문제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개방적 가치관도 갖고 있었다. 1인가구 MZ세대 내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결혼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낮게 응답했으며 이혼에 대해서도 같은 양상을 나타냈다.

이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지 않다’고 여기는 비율이 높았으며, 자신보다는 자녀세대의 사회계층 이동이 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은퇴 후 생활자금 준비율은 57.9%로 베이비부머(75.7%)보다 낮았다. 다만 MZ세대 전체의 은퇴 후 생활자금 준비율은 5년 전에 비해 증가했으나, 1인가구의 경우 오히려 감소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생활자금 준비율 전체는 감소했지만, 1인가구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생활자금 준비율은 증가해 반대양상을 보였다.

서울시는 이번 결과를 MZ세대 관련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MZ세대의 경제활동 및 사회적 인식 변화 분석결과는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이번 분석을 통해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생활과 가치관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서울을 이끌 중심 세대인 MZ세대를 더욱 이해하고 MZ세대 특징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추진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