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눈 ‘후보 검증기구’ 뜨거운 쟁점 부상

입력 2021-08-05 04:07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에서 후보 검증기구 설치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겨냥한 후발주자들이 강력히 추진하는 반면 이 지사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양상이다. 최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놓고도 각 주자는 저마다 승기를 잡았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4일 이 지사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겨냥한 협공을 이어갔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경선 과정에서 나온 문제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나중에 국민이 피해를 봤다”며 당내 검증단 설치를 재차 요구했다. 각 후보의 모든 범죄경력 등 신상 문제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두관 의원도 “검증단 제안을 당 선관위가 받아들이면 100만원 이하 전과도 공개될 것”이라며 동조했다. 이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또다시 제기한 것이다. 전날 이낙연 전 대표도 “당내 검증단 출범에 찬성한다”고 했고, 박용진 의원도 “필요하면 누구나 검증에 응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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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측은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도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 지사가 전날 공개적으로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직접 부인한 데다 사과까지 한 사안을 들추는 건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와서 당헌·당규에 있지 않은 것을 만들어 티격태격하자고 하면 국민들이 짜증 날 것”이라며 이 지사 편에 섰다.

레이스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주 월요일 이낙연 후보와 만찬을 하며 여러 대화를 나눌 계획이고, 이어 정세균 추미애 이재명 후보와도 개별적 만남을 통해 여러 애로사항을 들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검증단 구성과 관련해선 당 지도부는 “이미 레이스가 시작됐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난색을 보였다. 100만원 이하 전과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자질공방으로 가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마무리된 2차 선거인단 모집 결과를 포함한 총 선거인단 누계가 약 186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오는 16∼25일 3차 모집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선거인단 규모였던 214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이 지사 측은 “여론조사 지지율 1위 주자로서 유리한 상황”이라고 해석했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우리 조직력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