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가성비 따진 2030 디지털 쇼핑에 눈뜬 5060

입력 2021-08-05 04:06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의 온라인 명품 거래와 중고 거래가 모두 증가했다. 자기 과시를 일컫는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편에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쇼핑에도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4일 발간한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온라인 카드 결제 규모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35% 증가했다. 분야별로 보면 지난해 온라인 명품 구매 금액 가운데 65%를 2030세대가 결제했다. 전년 대비 명품 구매 결제 금액 비율은 20대가 80%, 30대가 75%나 늘어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40대(79%)와 60대 이상(65%)을 넘어서는 증가율을 보였다.

20대의 명품 구매 건당 결제 금액은 37만8102원으로 60대 이상(41만3154원) 다음으로 가장 컸다. 이어 30대(36만9200원), 50대(34만4077원), 40대(33만8198원) 순이었다. 보고서는 “2030세대의 중고 명품 소비는 오히려 줄어들어 한정판 등 희소성을 추구하는 소비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면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2030세대가 61%를 차지하며 ‘큰 손’으로 조사됐다. 20대 결제금액은 68%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중고 휴대전화 거래 플랫폼의 경우 30대 소비가 231% 증가했고, 번개장터 등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서도 20대 소비는 111%나 늘어났다. 명품은 비싸더라도 새 걸로, 휴대전화 등 생필품은 저렴한 중고를 구입하는 풍토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30세대는 명품에 대한 수요도 많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중고거래를 통한 알뜰 소비에도 적극적”이라고 분석했다.

4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도 온라인 쇼핑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30대 이하의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금액은 24% 증가한 데 반해 40대 이상은 49%나 늘어났다. 특히 쿠팡 등 종합 쇼핑몰의 40대 이상 결제 규모가 30대 이하보다 1.8배 이상 증가했다. 젊은 세대 위주였던 배달앱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분야도 50~60대의 소비가 급증했다. 배달앱의 경우 50대는 163%, 60대는 142% 증가했다. OTT 결제금액도 50대는 181%, 60대는 166% 늘어났다. 이 조사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하나카드 개인신용·체크카드 기준 온라인 결제 승인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