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사업 분할을 공식화하고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배터리사업 신설 법인의 기업공개(IPO)가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사업과 E&P사업의 분할을 각각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SK배터리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 ESS 사업 등을,SK이엔피주식회사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CCS(탄소 포집 저장)사업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지분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 물적 분할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두 사업의 분할이 결정되면서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신설 법인의 지분 총수를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R&D, 사업개발, M&A 등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도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신규 판매물량 확대로 올 상반기 매출 기준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2분기 실적공시(잠정)를 통해 배터리 사업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3382억원)대비 약 86% 증가한 63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년 4분기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한 뒤 불과 2년 여만에 분기 매출 6000억원대를 넘긴 것이다. 영업손실도 전분기 대비 약 788억원 개선된 979억원을 기록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거란 기대가 모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분할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배터리사업 자금 확보를 위해 신설 법인의 IPO도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배터리사업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부터 영업이익률을 빠르게 개선해 2025년 이후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내년 IPO가 가능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분쟁 종료 후 SK이노베이션이 배상금 약 2조원을 지불하며 관련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자금 확보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