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발병하면 끝’이라는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에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곰팡이가 소나무재선충을 100% 가까이 방제할 수 있다는 실증시험 결과가 나왔다.
주인공은 대덕바이오가 개발한 ‘지810’이라는 유기농업자재다. 소나무재선충병의 주범인 소나무재선충만을 박멸하는 곰팡이 진균이 원료다. 이를 소나무에 주입하면 소나무를 갉아먹어 고사하게 만드는 소나무재선충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제주시와 전북 익산시에서 소나무에 지810을 주입한 후 소나무재선충을 투입해 봤더니 지역별로 각각 99.3%, 99.5%의 방제율을 보였다. 실증시험 보고서는 “우수한 방제 효과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결과대로라면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히는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에 큰 진전을 보일 수 있다. 3일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421만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했고 방제 예산에만 3800억원이 쓰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성’이 더 확보돼야만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제언한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해당 유기농업자재를 주입했을 때 소나무가 고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소나무재선충병’ 막는 곰팡이 발견… 상용화는 아직
입력 2021-08-04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