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하덕규는 경계에 선 구도자의 기로를 표현했다. 이전의 서정적 감성과는 분명 다른 음악적 색깔이 드러난다. 첫 곡 ‘지난날에게’에서 ‘난 돌아보지 않겠다’고 말하며 과거와의 단절을 절연히 선언한다. 이어지는 ‘광야의 바람’ ‘촛불 예배’ ‘안녕 사막’ ‘광야’ 같은 곡을 통해, 시인은 회심 이후 가나안이 아니라 광야를 먼저 거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무겁게 음악과 서사를 이끌어 간다. 앨범의 백미는 ‘시편 18편’이다. 그는 광야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물에서 주님의 흔적을 애타게 찾으며 절규하듯 신앙을 고백한다. 그렇게 우리도 인생의 광야를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이길용 서울신대 교수)
한 줄 평 ▶ 시인, 광야에서 빛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