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명 국힘 의원실 훑은 尹 “입당하면 잘해주신다고 했죠?”

입력 2021-08-03 04:03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 참석해 양금희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하루종일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오가며 국민의힘 식구들과의 ‘밀착 스킨십’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의원회관을 방문해 소속 의원 103명 사무실을 모두 돌며 자리에 있던 의원 및 보좌진과 인사를 나눴다. 정진석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당원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당원 배가 운동을 몸소 실천해 달라”고 당부하자 윤 전 총장은 “고맙다”고 화답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이 자리를 비우자 “이 방은 남의 방 같지 않네”라고 했다.

당내 대선 경쟁자인 김태호 박진 윤희숙 하태경 의원과도 만나 ‘입당 신고식’을 치렀다. 김 의원과 만나서는 “통화만 하고 실물을 처음 뵙는데 영화배우보다 더 미남”이라고 덕담을 했고, 윤 의원에게는 “저 입당하면 잘해주신다고 했죠?”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검찰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만나 5분 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쩍벌’ 다리를 농담조로 언급하며 “다리를 조금만 오므리시라. 정말 충심으로 드리는 말씀”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초선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는 대권 도전과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족한 능력을 갖고도 정권 연장을 저지하는 데 뛰어들겠다고 한 것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좌절하는 나라가 돼선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게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은 사실 검찰총장 퇴임 때까지도 갖지 못했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관련해선 헌법이 아니라 대통령의 권력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라며 민정수석실 폐지를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내각제 개헌’에 대해서는 “정권 말기 대선을 앞두고 내각제 운운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축했다.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선 “국민의힘과 함께,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양한 국민과 함께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도록 모든 걸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회의장 벽면에 붙은 ‘로딩 중’ 배터리 그림에 빨간색 스티커 2개를 붙이며 ‘경선 버스 탑승’을 알리는 퍼포먼스도 했다.

이후 본청 2층에 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정책위의장실, 정책국과 홍보국 등을 돌며 당직자들에게 ‘손하트’ 인사를 건네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의원회관에서는 사무처 노조와 만나 국민의힘 당헌·당규집을 선물받았다.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와 보좌진을 만난 자리에서는 자신을 ‘정치 초년생’으로 부르며 한껏 몸을 낮추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여러분께서 저에게 가르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기탄없이 말씀을 달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