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3년만에 세계 1위 탈환

입력 2021-08-03 04:05

삼성전자가 분기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꺾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분기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매출 197억 달러(22조 7000억원)를 기록해 인텔의 매출액 196억 달러(22조 6000억원)를 넘어섰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분기 반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친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가 호황이던 2017년과 2018년을 제외하곤 인텔이 30년간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의 자리를 지켜왔다.

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삼성전자가 우위를 지킬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33% 증가로 예상되는 반면 인텔의 주력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은 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두 기업의 향후 승부는 대규모 자금 동원과 투자에 달려있다. 양사는 모두 1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예고했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장에 힘쓴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기술 설명회에서 파운드리 사업 확장 로드맵을 공개하고 2025년까지 업계 선두 자리를 되찾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여부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총수 부재 상황으로 구체적인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5월 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공장 증설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부지와 시기는 정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사면 혹은 가석방되면 투자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