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신재환 선수가 2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1일에는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여서정 선수가 수년간 갈고닦은 고난도 기술 ‘여서정’을 앞세워 동메달을 땄다.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 여홍철 선수에 이어 한국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같은 날 한국 육상도 새 장을 열었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결선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기록했다. 한국 육상 필드 종목의 역대 올림픽 최고 순위다. 1997년 이진택 선수가 세운 한국 기록(2m34)을 24년 만에 갈아치웠다.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 선수는 지난달 29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의 기록으로 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69년 만의 최고 성적이다.
신재환 여서정 우상혁 황선우 선수의 활약은 대단한 것이다. 체조 육상 수영에서의 금메달과 세계 3, 4, 5위는 쟁취하기 매우 어려운 성과다. 스피드 지구력 균형감각 등이 요구되는 이들 기초종목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다 함께’라는 올림픽 모토에도 부합한다. 선수들은 1초의 기록을 줄이기 위해, 1㎝ 높게 뛰기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밭이라 여겨지는 양궁 펜싱 사격 등에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집중되면서 기초종목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받아왔다. 이 종목들이 동양인 신체 조건에 불리하다는 인식도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어쩌다 나타나는 천재 선수의 개인기에 의존할 뿐이었다.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지원해 온 중국과 일본은 육상 등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기초종목의 저변을 넓혀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사설] 체조 육상 수영 같은 기초종목에도 관심과 지원을
입력 2021-08-03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