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강수가 예고됐지만 무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오히려 비로 습도가 올라가면서 체감온도를 높여 폭염의 강도는 더 거세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일까지 전국에 잦고 강한 비가 내리다가 4~5일엔 영동·경남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소나기가 이어지겠다”고 1일 예보했다. 6일과 7일에도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비가 내리면 기온이 떨어진다. 찬공기가 발달시킨 비구름이 비를 뿌리는 한랭전선 상의 강수가 그렇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에 비를 뿌리는 비구름떼는 더운 공기와 강한 습도를 몰고 와 강수를 동반한 폭염은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가 이날 기상청 AWS(자동 기상관측 시스템) 자료를 살펴본 결과 비 온 뒤에 온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표값인 종로구 송월동 관측 지점 기온은 비가 올 당시 26.3도였으나 비가 그친 뒤인 10시30분쯤 26.4도로 올랐고 11시에는 26.8도가 됐다.
비가 지나간 자리에는 수증기까지 채워지며 체감온도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서 타고 들어오는 수증기가 비구름떼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송월동 AWS 자료에 따르면 비가 내리기 전 습도는 77% 안팎을 유지하다가 비가 그친 뒤인 10시30분엔 91%까지 치솟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더운 공기가 발달시킨 비구름떼에서 비가 내리다 보니 이후에도 기온 상승을 부추기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