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슬러 투런포에 고전… 데드볼 밀어내기로 끝내

입력 2021-07-30 04:08
29일 일본 도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 연장 10회말 승부치기 2사 만루 상황 때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으로 승리하자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프로야구 전반기 유일의 10승 투수인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이 생애 첫 올림픽 선발 등판에서 투런 홈런을 맞았다.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고 이스라엘 타선을 압도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거 출신 베테랑 이안 킨슬러의 방망이를 제압하지 못했다. 올림픽 야구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둬 험로를 예고했다.

원태인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가진 도쿄올림픽 야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한국 대표팀 선발로 등판, 3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했다. 이스라엘 리드오프 킨슬러와 1회초 첫 대결부터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4번 타자 블레이크 게일런까지 네 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3회초 선두타자 미치 글래서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후속타자의 희생번트에서 1사 2루로 몰리자 원태인의 제구가 흔들렸다. 이때 나온 타자가 킨슬러였다. 가운데로 몰린 원태인의 공을 킨슬러가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킨슬러는 미국 태생이지만 지난해 3월 이스라엘 국적을 취득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우승한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2006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통해 데뷔한 메이저리그에서 2019년까지 활약한 베테랑이다. 그 사이에 1999안타를 몰아쳤다.

만 39세로 불혹에 가까운 나이지만 국가대표와 메이저리거로 많은 경험을 쌓은 킨슬러는 올해 한국 최고로 꼽을 만한 투수 원태인에게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원태인은 ‘올림픽 브레이크’ 전까지 프로야구 전반기에서 유일하게 10승(4패)을 쌓고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한 삼성의 에이스. 프로 데뷔 3년차인 올해 기량이 만개했지만 올림픽 선발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원태인은 4회초 선두타자 게일런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스라엘에 선취점을 빼앗긴 한국은 고전했다. 2-4로 뒤진 7회말 이정후와 김현수의 백투백 홈런, 2사 2루 때 오지환의 역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지만 9회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라이언 레반웨이에게 솔로포를 맞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2사 만루 때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얻어 6대 5로 승리했다.

요코하마=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