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위중·중증 환자 치료할 의료진 시급히 확충해야

입력 2021-07-30 04:02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 3주째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여전히 네 자릿수다. 역대 최다(1896명)를 기록한 전날보다 줄긴 했지만 2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674명이다. 문제는 위중·중증 환자다. 인공호흡기나 산소치료 등이 필요한 이들 환자는 285명으로 2주일 전 167명에 비해 약 1.7배가 됐다. 전날에는 20, 30대 사망자도 나왔다. 상황이 심각해지다 보니 일선 현장 의료진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이들은 폭염 속에 방호복을 겹겹이 입고 치료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오랜 시간 장갑을 끼고 있어 퉁퉁 불은 한 간호사의 손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부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을 비롯해 생활치료센터 임시선별진료소 예방접종센터 등에 2300여명의 의료 인력을 파견해 지원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심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곳은 코로나 전담병원이다. 밀려드는 환자로 인력 충원이 절실한데 현장에선 오히려 피로 누적을 호소하며 간호사들이 사직서를 내고 있는 형편이다. 1년6개월 넘게 끌어온 코로나 사태가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현장은 한계에 다다랐다. 지금은 병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료진이 모자라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들을 대체할 의료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 정부는 부족한 인원 보충을 위해 파견 인력을 보내겠다는 입장이나 현장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정부가 파견 인력을 교육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모집해 그냥 보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파견 인력 비용을 병원에 주고, 병원이 인력 수급을 담당하도록 하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한간호협회는 최근 간호사의 신체적·정신적 안전을 위해 특별 유급 안전 휴가제 도입을 제안했다.

방역당국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의료진의 피로를 덜어줄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고, 의료 현장의 인력난은 계속될 것이다. 의료진은 코로나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 의료진 지원이 곧 환자를 살리는 것임을 정부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