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명 육박한 확진자… 4단계도 안 먹힌다

입력 2021-07-29 04:06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이루며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이끄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앞에 ‘K방역’이 고전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국면에서 지난해 대비 대응 시기가 늦지 않았음에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방역 수용도의 바로미터인 국민 이동량은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1896명 늘었다고 밝혔다. 종전 최다 기록은 지난 22일 0시 기준의 1842명이었다. 여기엔 해군 청해부대원 270명이 포함됐었다. 반면 이날 신규 확진자의 절대다수는 순수하게 국내에서 확진됐다. 지역 발생 확진자가 1823명으로 처음 1800명을 넘겼다.

통상 수요일 발표에 확진자가 몰리는 점을 고려해도 증가 폭은 컸다. 수도권에서 1212명, 비수도권에서 611명이 새로 확진됐다. 1주일 전인 지난 21일 발표보다도 각각 37명과 60명 늘었다.

수도권 4단계 조치 시행 후 보름이 지났지만 유행은 반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차 유행 초기와 달리 ‘늑장 상향’이라고 보기도 어려웠기에 충격은 더 컸다. 앞서 4단계 시행을 발표한 지난 9일 기준 수도권의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741명으로, 4단계 범위인 1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방역전선 이탈도 여실히 드러났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9~25일 전국 휴대전화 이동량은 2억2600만건으로 직전 주보다 0.8% 늘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유행 당시엔 이동량이 20~30% 줄어든 뒤에야 확진자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지금 정도의 감소 폭으론 (향후 유행을) 억제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새 거리두기 체계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적모임 제재에 초점을 맞춘 데다 델타 변이가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대두되기 전에 마련돼 해당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현재의 거리두기 체계와 역학조사, 진단검사를 융합한 대응력이 (델타 변이의) 전파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더 강한 방역 조치가 필요할지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