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정치인' 윤석열… 야권 1위지만 신인 한계 드러내

입력 2021-07-29 00:03 수정 2021-07-29 11: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권 도전 한 달을 맞는다. ‘야권 대장주’로서 지지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인 윤석열’의 한 달은 정치 신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불안한 출발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권 도전 선언 직후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를 넘는 지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른바 ‘X파일’ 논란 등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정제되지 않은 그의 화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 방문 당시 ‘민란’ 발언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돌출한 ‘주 120시간’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지난 2~3일 31.4%였지만 23~24일에는 26.9%까지 하락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념성향별로 보면 같은 기간 보수층(50.1%→44.3%)과 중도층(32.8%→29.4%) 지지율이 모두 하락했다. 견고한 보수층 지지에 중도 외연 확장, 여권에 등 돌린 무당층까지 아우르는 ‘반문(반문재인) 빅텐트’ 전략이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캠프의 미숙한 대응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당초 윤 전 총장도 ‘실무형’ 캠프를 꾸리고 민생 행보에 집중했지만, 악재가 계속되자 최근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정무형’ 캠프로 탈바꿈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의 메시지 관리나 정책비전 제시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8일 “윤 전 총장이 여권의 네거티브 공격에 법적 대응은 잘했지만 ‘민란’ 발언에서 보듯 정치적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혹독한 검증에도 지지율을 유지하는 건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국민이 기대한 미래 비전이나 국정 청사진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진정한 외연 확장을 하려면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윤 전 총장에게 “계파정치 우려를 불식시키자”며 공식 회동을 제안했다. 최근 두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세 불리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아직 때가 아니다”며 난색을 표했다.

캠프 관계자는 “적절한 때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외연 확장을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상진 강보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