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내주부터 재공급한다지만… 공급난 재발 위험 여전

입력 2021-07-29 04:04
연합뉴스

공급 차질이 빚어졌던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이 다음 주부터 재공급된다. 연기 일정이 일주일 내외라 8월 예방접종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백신 수급을 둘러싼 리스크(위험)는 완전히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모더나사의 생산 과정에서 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급 불안정은 되풀이될 수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차질이 있었던 백신 공급을 다음 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모더나사는 7월 말 공급 예정이던 물량을 생산 차질 문제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정부는 모더나사 측에 긴급 영상회의를 요청했다. 전날 밤 열린 회의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모더나사의 존 로퍼 부회장과 생산총괄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모더나사는 연기된 물량의 상당 부분을 다음 주에 우선 공급하고, 8월 공급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부적인 공급물량과 도입날짜는 계속 논의 중이다. 공급이 지연된 모더나 백신 물량은 196만~271만회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30만~140만회분이 다음 주에 들어올 것이란 얘기가 나오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일단 수급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50대 연령층 접종을 일정대로 진행하고 만 18∼49세 접종도 당초 계획대로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 모더나 백신의 공급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27일(현지시간) 모더나 측은 “백신 생산 파트너들이 최근 며칠 동안 발생한 실험실 시험 작업상의 문제 때문에 (공급) 지연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는 현재 해결된 상태지만 향후 2∼4주 동안 미국 외의 백신 배송에서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모더나사는 비축한 재고 물량도 없다. 이를 두고 벤처기업의 한계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기로 한 모더나 백신 역시 아직 완제품이 나오지 않았고, 생산량이 국내에 공급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정부는 “모더나 측과 주 1회 이상 실무 정례회의를 통해서 공급일정을 점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향후 백신 수급상황에 따라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을 진행하기로 한 만 50~54세의 접종계획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가능하면 하나의 백신으로 접종하도록 계획을 짜보겠지만 공급상황에 따라서 화이자, 모더나를 같이 사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모더나가 협의된 공급일정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으나 정부는 “제약사의 불가피한 상황에 따른 일정 지연은 페널티(벌칙) 대상이 아니다”고 봤다. 계약 조건 자체가 올해 안에 4000만회분을 공급하되, 세부 공급일정은 협의해나가기로 한 것이어서 책임을 묻기 애매한 부분도 있다. 게다가 많은 국가가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약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1차 접종률은 지난 26일 만 55~59세 접종이 시작된 이후 연일 오름세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1차 접종자는 38만756명으로 1차 접종률은 34.9%였다. 추진단은 오는 30일 8월 예방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