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례 보고도… 車업계, 브레이크 없는 ‘夏鬪’

입력 2021-07-29 04:05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7일 입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자동차 노사가 3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잠정합의안 반대에 부딪힌 한국지엠(GM)을 포함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노사 간 신경전이 여전히 팽팽하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친 악재 속에서 이들 업체가 노조 리스크를 덜어내고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29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단협 합의안 조인식을 진행한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임단협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합의안을 최종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4만8534명 가운데 4만2745명(투표율 88.07%)이 투표에 참여해 2만4091명(56.36%)이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공장 휴업 사태까지 빚어지자 경영 정상화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교섭에서는 미래차와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국내 연구소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를 약속하는 협약도 체결됐다.

하지만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하투(夏鬪)’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26~27일 조합원 6727명을 대상으로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지만 51.15%(3441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과 일시·격려금 450만원 등이 담겼다. 한국GM 관계자는 “다음 달 재교섭에 나설 때 노조가 더욱 강한 요구안을 제시하면 타결 여부는 불투명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전날 11차 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2년치 통합 임단협 교섭,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 등 총 80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도 애초 2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오토랜드 광명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나와 다음 달 10일로 투표를 연기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