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0.7% 성장… 올해 4% 달성은 ‘4차 대유행’에 달렸다

입력 2021-07-28 04:07

2분기 한국 경제가 폭발적인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0.7%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민간소비 침체와 수출 부진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결국 정부의 4차 대유행 확산 방지 여부가 연 4.0% 경제성장률 달성의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 대비 0.7%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준내구재(의류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소비가 늘어나면서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3.5%나 증가했다. 지난 1분기(1.2%)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민간소비가 2분기 성장률 증가에 기여했다는 점은 유통업체 매출로도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프라인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와 억눌렸던 소비심리 회복이 맞물리면서 매출액을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백화점 매출액은 유명 브랜드 매출 증가(45.0%)에 힘입어 26.2%나 급증했다.

정부소비 역시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9%나 증가했다. 1987년 2분기(4.2%) 이후 최고치다. 설비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운송장비 위주로 0.6% 성장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4.0%로 상향하고, 분기별 0.6%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 0.7%를 기록한 만큼 일단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간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세계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3%로 전망하면서 4%대 성장률에 힘을 실었다. IMF의 수정 전망은 지난 4월(3.6%)보다 0.7% 포인트나 상향됐다.

문제는 4차 대유행과 수출 부진이다. 수출의 경우 2분기에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16.3%) 이후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성장률이 줄어들다 결국 2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분기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 역시 4차 대유행 확산으로 대면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부진에 대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다가 주춤한 상태”라며 “여기에 4~5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자동차 수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차 대유행에 대해서는 “1차 대유행 당시엔 민간소비, 재화, 서비스 분야가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됐으나 2차, 3차 대유행에서는 위축 정도가 줄어들었다”며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민간소비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4분기에 여러 상황을 점검해야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세종=신준섭 신재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