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가 1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지 대전의 분위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각종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해 객실 및 수송차량 확보, 부대행사 마련 등에 여념이 없다.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한 시나리오까지 검토하는 등 30여년만의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남은 건 이제 시민들,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이다. 1993년 대전엑스포를 통해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발돋움한 대전은 내년 총회를 통해 세계 지방정부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방정부 올림픽’ UCLG 세계총회
UCLG는 ‘United Cities and Local Governments’의 약자다. 세계에서 가장 큰 지방정부 조직이자 유엔이 유일하게 인정한 지방정부 간 국제기구다. 본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다.
뉴욕·런던 등 세계적 도시를 포함해 현재 세계 140개국 24만여개의 지방정부가 회원국으로 활동중이다. 세계 인구의 약 70%가 UCLG 회원 도시의 주민인 셈이다.
UCLG의 궁극적 목적은 지방정부 주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이다.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며 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지방정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단체에 소속된 1000여개 지방정부의 대표가 3년에 한 번씩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바로 UCLG 세계총회(World Congress)다. 주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 지역 민주주의와 지방분권, 공동번영을 위한 도시 간 협력 등을 다룬다. 이렇게 모인 지역의 목소리는 지역과 중앙, 국제 기구 정책 등에 반영된다.
대전시는 지난 201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6회 UCLG 총회에서 차기 개최지로 선정됐다. 총회는 내년 10월 3~7일 대전컨벤션센터와 그 일대에서 개최된다. 행사 기간은 5일이지만 회의와 함께 각종 행사도 진행되는 만큼 관련 행사는 한달 정도 지속될 예정이다.
시는 내년 총회의 비전·목표를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와 ‘세계 도시 공동체를 통한 평화구축’ 등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는 UCLG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이기도 하다. 여기에 전 세계적 관심사항인 탄소 중립도시 서약, 과학수도 선포 등 대전만이 할 수 있는 대전형 프로그램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연구단지·대전엑스포 잇는 새로운 도약
대전이 UCLG 총회 개최지로 선정된 가장 큰 원동력은 강력한 의지였다. UCLG 총회를 대전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20년 혹은 30년에 한 번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며 발전이 가속화됐던 대전의 역사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대전은 30여년 전인 1993년 대전엑스포를 개최했다. 1993년은 1973년 착공된 대덕연구단지가 20년의 공사를 마치고 연구기관이 입주한 해이기도 하다. 대전엑스포는 이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열린 세계박람회였다. 덕분에 대전은 지금 세계적 위상을 가진 과학도시가 됐다.
2023년은 대덕연구단지가 출발한 지 50년 되는 해다. 시는 과학도시로 다시 한 번 비상하자는 의미를 담아 UCLG 총회 개최에 나섰다. 지방정부가 주체가 되는 가장 의미 있고 큰 규모의 행사가 UCLG 총회인 점도 한 몫 했다. 많은 기관이 힘을 모으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대전은 차기 총회 개최지라는 영예를 안았다.
시는 지구·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담긴 ‘대전선언’의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 총회 종료 이후 수십년이 지나도 기억되고, 대전선언을 통해 인류가 한 걸음씩 진보하고 있다는 의미를 언제나 되새기자는 의미다.
홍보·프로그램 준비 집중
시는 지난 1일 UCLG 총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조직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15일에는 UCLG 세계 사무국 사무총장과 총회 개최 관련 온라인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
총회의 핵심은 회의지만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 때문에 사무국은 현재 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개·폐회식 등 공식행사를 비롯해 스마트 전시회와 K-POP 콘서트 등 다양한 시민참여 행사도 마련될 예정이다.
총회 1년을 앞둔 10월에는 연합총회 아태지부 회장단, 연합총회 세계사무국 사무총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국제회의가 진행된다. 또 허태정 대전시장이 UCLG 세계사무국이 위치한 바르셀로나를 직접 방문해 공식 협약도 체결한다.
총회는 기본적으로 대면행사로 개최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라 비대면 회의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참가자들이 머물 숙박시설은 약 2000개의 객실이 확보된 상태다. 총회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행사장과 호텔을 오갈 수 있도록 매일 30여대의 차량을 운영하며, UCLG 회장단을 위한 의전 차량으로 전기차·수소차를 투입한다. 시는 이밖에 해외 자매·우호도시, 재외공관, 대전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홍보대사 등을 활용해 해외홍보도 펼칠 예정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참가자들을 위해 충분한 양의 객실을 확보하는 한편 관광프로그램 및 부대행사 등을 만들고 있다”며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지역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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