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이 다음 달 광복절 이전까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결심을 굳히고 최종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국민의힘과 국민캠프 설명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는 전날 ‘치맥 회동’에서 다음 달 15일 이전에는 입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구체적 날짜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당초 이 대표가 ‘경선버스 정시출발’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8월 말보다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과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어제 들은 내용대로라면 입당에 대해서는 확실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도 전날 이 대표와 만난 후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확신한 듯 최고위 회의장 뒤에 있는 ‘배터리 표시칸’을 한 칸 늘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40명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문재인정권의 폭정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확실한 길을 가라는 게 국민의 의사”라며 “이 정권의 탄압에 맞서 싸웠고,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의 국민의힘 입당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본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회동하며 국민의힘과 접촉면 넓히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정책 구상에 포함돼 있는 자영업자 지원, 비대면 수업을 통한 저소득층 지원방안 등을 거론하며 “서울시 정책을 국민캠프로 보내주면 적극 수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후원금 모금이 시작된 26일 계좌 개설 약 20시간 만에 한도액인 25억6545만원 모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세 불리기가 가속화하자 먼저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본격 대응에 나섰다. 최 전 원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 6명은 이날 최 전 원장의 대선 예비후보 등록에 맞춰 첫 비공개 회동을 하고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조해진 박대출 김미애 김용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 전 원장 측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을 캠프에 영입한 것을 두고도 견제구를 날렸다. 한 캠프 관계자는 “입당하고 나서 캠프 조직에 이름을 올리는 게 맞는데 순서가 뒤바뀌었다”며 “정당정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최고위 회의에서도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당협위원장 징계 논의가 거론됐다. 한기호 사무총장은 “캠프 편성에 참여했다는 건 조언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당협위원장 사퇴 사유가 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이상헌 기자 sharky@kmib.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