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치맥 회동’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국민들께서 불안하지 않게 제가 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오후 6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이 대표와 1시간30분가량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안됐는데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고, 이 대표도 흔쾌히 공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도 “오늘 만남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라며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안심해도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국민 캠프’ 인선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많이 들어있어 윤 전 총장의 방향성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 대표는 회동 전에는 “오늘 선임되신 분들이 언제부터 캠프에서 일했는지 업계에서는 이미 다 알려져 있었으니 각자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면 한다. 상도덕이 땅에 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입당 등을 놓고 외곽에서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의 전격 회동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윤 전 총장은 “정치는 우리 이 대표님이 선배기 때문에 제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를 받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 당선을 분석한 책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를 들고나와 이 대표에게 사인을 받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전 총장은 회동 뒤 ‘입당이 기정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권교체 하겠습니다”고 하며 주먹을 들어올려 주변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대선 캠프 명칭을 ‘국민 캠프’로 정하고 정무·공보 라인 정비에 나섰다. 캠프 대변인으로 합류한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모아 국민의 상식이 통용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국민의 선거캠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무 라인에는 3선을 지낸 이학재 전 의원이 정무특보,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과 김경진 전 무소속 의원이 각각 정무보좌역과 대외협력특보에 임명됐다. 윤 전 총장의 ‘연희동 골목상권 탐방’에 동행했던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청년특보를 맡았다.
대변인단에는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과 이두아 전 의원이 새로 합류했다. 김 전 비대위원과 함 전 부총장, 윤 전 대변인은 직전 당 지도부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에서 활약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김종인 사전 교감설’과 관련해 “김종인 전 위원장이 극구 반대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윤 전 총장의 국민 캠프에 참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상황실에는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한 신지호 전 의원이 총괄부실장을 맡았다. 기획실장에는 박민식 전 의원이 합류했다. 새로 캠프에 합류한 인사 중에는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들도 있다.
백상진 이상헌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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