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 ‘라우드’는 유명 소속사에서 데뷔하는 차세대 방탄소년단(BTS) 그룹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JYP의 수장 박진영과 피네이션의 수장 싸이가 심사한다. 한국형 아이돌로 미국 시장의 문을 초기부터 두드렸던 박진영과 ‘강남스타일’ 등 K팝 열풍의 원조 격인 가수 싸이의 만남이다. 각각의 회사를 대표할 차세대 보이그룹 두 팀을 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라우드’는 실력과 외모를 넘어 내면의 매력까지 발굴하겠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부각한다. 그만큼 오디션 형식도 독특하다. 한 참가자는 농담 형식의 자작시를 피아노를 연주하며 낭송했고 다른 참가자는 K팝 작곡을 하는 자신을 프레젠테이션했다.
지난 15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는 과거의 향수를 새롭게 재해석할 사람을 찾는다. 7080 노래와 90년대 인기곡을 2021년의 감성으로 다시 살릴 새 가수를 발굴한다.
44팀의 참가자가 13개 조로 나뉘어 송창식 최백호 한영애 등 원로 가수의 추천을 받아 다음 단계로 진출한다. 69세의 배철수부터 27세 강승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기성 가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독창적 재능이나 음악 외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부가적인 요소는 줄였다. 익숙한 노래 위에 가창과 연주 등의 실력을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JTBC ‘슈퍼밴드2’는 더는 성별과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밴드라고 하면 익숙하게 떠올리는 록을 넘어선 글로벌 밴드를 만들자는 취지다. 보컬리스트로는 록이나 발라드 보컬뿐 아니라 소리꾼, 성악가, 재즈 가수, 래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참여한다. 남성 중심의 밴드를 벗어나 ‘음악의 경계를 허문 세상에 없던 무대’를 지향한다. 그런 만큼 즉석에서 보컬리스트가 밴드를 구성하고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모여 새로운 노래를 탄생시키는 맛이 있다. 최종 우승팀의 인원수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경쟁보다 조화에 방점을 둔 것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형을 깼다.
SBS ‘라우드’는 1회에 전국 평균 9.0% 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로 화제를 모으며 오디션 예능의 강자로 떠오르는 듯했으나 지난 24일 방영한 8회에선 시청률 3.3%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KBS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는 2회 시청률 3.4%, JTBC ‘슈퍼밴드2’ 4회 시청률 4.0%로 경쟁하는 모양새다.
하반기에도 새로운 오디션 예능 프로가 차례로 준비돼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디션 예능 프로의 원조 엠넷은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걸즈플래닛999’를 준비하고 있다. 참가자 국적을 한·중·일로 넓혀 ‘프로듀스’ 시리즈를 확장하면서 ‘메타버스’의 개념까지 프로그램에 접목할 예정이다. 트로트 열풍을 주도한 TV조선도 하반기 ‘내일은 국민가수’로 K팝 오디션 예능에 도전한다. MBN은 오는 8월 ‘조선판스타’로 판소리 국악 오디션에 도전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