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행보를 고수하는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을 대하는 국민의힘의 자세가 엇갈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원 오브 뎀’(다수 후보 중 하나)으로 대하면서 입당을 압박하는 쪽과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을 ‘한 식구’처럼 엄호해야 한다는 기류로 나뉘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은 입당 압박을 맞받아치며 독자 행보 유지를 시사했다.
이준석(왼쪽)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불가근불가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22일 “(윤 전 총장이) 용기를 좀 잃은 것 같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 했던 것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 등의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자기 길을 간다는) 윤 전 총장의 전략·전술은 조금 의아하다”며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당내 인사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당내 후보 우선 원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메시지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입당 압박 공세를 직접 응수했다. 그는 서울시간호사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며 “결국 국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여의도 정치권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윤 전 총장이 지지율 하락 등 위기를 맞았다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을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 1위 후보가 여당의 집중 타깃이 되고,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을 제1야당이 관망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양수 의원은 “윤석열 예비후보를 응원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공개 지지했다. 이 의원은 “혈혈단신으로 정권에 맞서고, 국민 속으로 터벅터벅 들어간 그가 범여권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윤 후보를 제대로 일으켜 세우고 함께 가야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19~21일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0% 선이 깨지며 19%까지 내려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7%, 이낙연 전 대표는 14%였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호일 이상헌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