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한식·중식·일식 매출 감소 직격탄… 패스트푸드만 버텼다

입력 2021-07-23 00:03 수정 2021-07-23 00:12

국내 자영업자들이 많이 종사하는 요식업 매출은 코로나19 전까지 매년 증가했으나, 팬데믹 이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양식·일식·중식 등 대부분 요식 업종의 매출액이 급감한 가운데 포장·배달 비중이 큰 패스트푸드업만 선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신한카드의 최근 10년간 서울 상권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요식 업종별 매출은 2011년부터 8년 연속 증가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도 한식·양식·중식·패스트푸드의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2.7%, 1.2%, 7.5%, 2.7% 늘어나며 오름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식·양식·일식·중식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8.9%, 23.0%, 14.2%, 15.9% 급감했다. 민간소비 위축,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코로나19가 방아쇠가 돼 매출액이 폭락하게 된 것이다. 전체 매출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식은 지난해 2조501억원을 기록해 2014년(2조1649억원)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양식의 경우 매출액이 2436억원으로 무려 9년 전보다 적은 수치였다.

다만 패스트푸드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9.7% 감소하는 데 그쳐 타 업종에 비해 선방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포장이나 배달 선호도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장수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배달 전문 카페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어느 정도 특수가 있었지만, 이는 전체 요식업 자영업자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식업 분야를 불문하고 매출 타격을 입었음에도 점포 수 감소세는 미미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에서 한식 업종 점포 수는 지난해 6만1668개로 전년 대비 1.93% 감소했다. 양식·일식·중식은 각각 0.8%, 3.7%, 2.0% 줄어드는 데 그쳤다. 상당수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폐업도 하지 못한 채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패스트푸드 점포 수는 오히려 13.7% 늘었다. 골목상권이 망한 자리에 자본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이 적극 진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원금 상환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종료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이들 금융 지원을 시행한 이후 두 차례 종료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오는 9월 말이 세 번째 데드라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되는 와중에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까지 종료되면 자영업자들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비가 오는데 우산을 빼앗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 대표는 “정부의 자영업자 대상 저금리 대출도 결국 갚아야 하는 빚”이라면서 “그럼에도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아직 못 받은 경우가 많다.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대출을 신청할 겨를도 없다”고 전했다.

조민아 김지훈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