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불금’ ‘불토’ 등 주말 특수마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신한카드의 최근 10년간 서울 자영업 매출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시 전체 상권의 주말(금~토) 매출은 평일(월~목)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요일 매출(1조238억원)은 평일 평균(1조3049억원)의 78.5%에 그쳤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 매출은 각각 5571억원, 5585억원을 기록했다. 평일 매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봄까지 이어진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주말 ‘집콕’ 신세를 강요받으면서 쇼핑·외식·여가 등 서울 상권이 전부 얼어붙은 것이다.
주거지역이 밀집한 마포구의 경우 월요일과 화요일엔 각각 564억원, 563억원 매출을 보였으나 금요일엔 474억원, 토요일엔 393억원, 일요일엔 431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주말이면 2030세대가 밀집하는 홍대 상권은 주말 평균 매출이 34억원으로 평일 평균 28억원에 비해 다소 나았고, 신촌은 주말 평균 매출(14억5000만원)과 평일 평균 매출(14억원)이 비슷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대목으로 통하던 주말 특수가 상당 부분 사라진 셈이다.
그나마 전체 자영업에 비해 요식업계는 다소 선방했다. 외출이 제한되더라도 배달 플랫폼 등을 이용해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요식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요식업계 주말 평균 매출은 512억5000만원으로, 평일 평균 504억원을 소폭 앞섰다. 홍대, 신촌도 금요일과 토요일 매출이 평일보다는 나은 양상을 보였다. 다만 플랫폼 중개수수료와 배달원 인건비, 광고비 등 배달 시스템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은 집계된 것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4단계 거리두기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주말 특수도 한동안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고장수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우리(자영업자)가 납득할 만한 데이터나 근거를 제시하고 감염 위험도에 따라 차등적인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지훈 조민아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