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집값·전셋값 가파른 상승세

입력 2021-07-23 04:05

수도권 집값 상승 동력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집값과 전셋값 상승 폭이 함께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에 집중됐던 집값 열기가 이달 들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렇다 할 단기 공급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하반기에도 집값과 전셋값이 상호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7월 3주차(19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7%로 전주(0.24%)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수도권은 0.36%로 다시 한번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수도권 집값은 6월 내내 역대 최대치(0.35%)를 기록하다가 지난주(0.32%)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지만, 일주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다시 거세진 건 인천 집값이 0.46%로 고점(0.57%)에 비해 한풀 꺾인 상황에서 서울(0.19%)과 경기도(0.44%) 집값 변동률이 치솟은 게 원인이다. 특히 서울 집값 상승률은 강남발 연쇄 규제와 풍선효과가 시작됐던 2019년 12월 16일(0.20%) 수준에 거의 육박했다.

서울의 집값 과열은 지난달까지 노원구와 도봉구, 양천구,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 집값이 주로 올랐다. 노원구는 이번주에도 0.35%로 2015년 3월 23일(0.38%) 이후 6년 4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도봉구(0.27%)와 양천구(0.15%), 강남구(0.18%), 서초구(0.20%), 송파구(0.18%), 동작구(0.19%) 등의 상승세도 여전했다.

7월 들어서 집값 열기는 서울 외곽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고 있다. 성동구는 0.15%로 6월 마지막주(0.05%)에 비해 상승 폭이 3배에 달했다. 이 기간 강북구(0.08%→0.18%)와 은평구(0.07%→0.17%), 서대문구(0.06%→0.13%), 강서구(0.07%→0.20%), 구로구(0.07%→0.19%) 등도 변동률이 치솟았다.

전세 상황도 심각하다. 서울 전셋값 변동률은 0.15%를 기록해 전세난이 심화하던 지난해 11월 수준에 육박했다. 경기도는 0.29%로 주간 기준 2015년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전역이 0.25% 올랐다.

최근 수년간 집값이 크게 올라서 여전히 전셋값 상승 요인이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가격 폭등 영향으로 가구당 순자산이 11% 가까이 늘어났다. 주택이 전년도 증가분(324조6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616조1000억원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주택 공급 측면만 볼 때 시장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 통계 시스템에 의하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주택 준공은 2만9475 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3만6020 가구)보다 줄었고 2019년(2만9190 가구)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이택현 강준구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