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의 노후화된 교통섬이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수경정원으로 탈바꿈했다(사진). 상습 정체구간이기도 한 공덕오거리에 잠시 정차해 있는 동안 차 안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생태공원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여의도와 신촌, 서울역, 효창공원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중심부에 위치한 공덕오거리 회전교차로 교통섬은 그동안 낡은 수경시설로 분수 가동이 중지된 상태였다. 또 생육이 불량한 수목이 녹지대 외곽에 밀식돼 있어 도심 미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마포구는 노후 수경시설 정비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쾌적한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서울시의 ‘친환경 수공간 조성 사업’과 연계해 시비 5억원을 확보하고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재정비에 나섰다.
구는 큰 언덕 또는 큰 우물이 있던 곳이라는 ‘공덕동’의 지명 유래에서 착안해 ‘물, 이끼, 암석을 이용한 생태정원’을 주제로 삼고 큰 우물에서 언덕 진 계류를 통해 소폭포를 연출하는 등 옛 공덕의 모습을 담아낸 수경정원으로 대상지를 변신시켰다.
빌딩 숲 가득한 현재 공덕의 모습이 투영되도록 녹지대 중심에는 폭 30m의 거울 분수를 설치했고, 분수 앞에는 언덕진 소폭포를 조성해 옛 공덕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공덕의 옛 모습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분수 주변에는 계절별 다양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는 그라스류 등 초화 16개종 6600본과 햇볕에 강하고 산소발생량이 매우 높아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 서리이끼, 관목, 교목 등을 개방감 있게 식재해 수목으로 막혀있었던 기존 교차로 보다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용이하게 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2일 “이번에 정비된 공덕오거리 교통섬은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른 공덕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힐링정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빠르게 지나쳐가는 회전교차로지만 잠시나마 숲 속 분위기로 위안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